에너지발전기업 비상경영 잇따르는데, 정부는 ‘가격 안정화 힘써달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이슈를 틈타 올해 주택용 지역난방 요금도 동결되면서 에너지발전 기업들의 적자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과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이 전세계적으로 폭등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은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선거 등 다양한 이슈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택용 지역난방 요금이 동결됐다.

   
▲ 국제 유가가 2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국내 산업의 원자재 비용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일러스트=연합뉴스


지역난방의 원료인 LNG가격은 2021년에 100% 이상 폭등했고, 올해에도 오름세가 유지되고 있어, 에너지발전 기업들의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인천의 청라에너지, 대전열병합발전소가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청라에너지는 비상경영 선포로 운영비용 절감, 투자비 조정 등 자구책을 전사 차원에서 총동원해 위기를 극복하기로 했으며, 대전열병합발전도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한 상태다. 

이와 같은 상황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연료비 급등과 판매요금 동결, 금리인상이 집단에너지사업자의 실적악화와 적자 전환으로 가속화되고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 적자폭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 대전열병합발전 정문./사진=미디어펜

13일 대전열병합발전에 따르면, 발전소는 경영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세부내용을 담은 조직별 전략과제를 마련했다. 

전략과제는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수익확충 등 경영체질 개선을 강조한 내용으로 각종 비용절감, 인력 운영의 효율화, 탄력적 경영활동을 위한 노사의 협력 등이 담겼다. 

이렇듯 에너지발전기업들이 국내외 불안요인에 따른 고강도 방안에도 불구, 경영 위기 돌파구를 찾기에는 산적한 과제가 쌓여있는데, 정부는 이런 저런 요구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11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에너지기업 및 협회·공공기관 대표 등과 개최한 ‘에너지업계 탄소중립 민·관 교류회’에서 “에너지·자원의 무기화가 지속되고 있고, 이러한 위기를 우리 에너지 업계의 체질 개선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에너지업계가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과 가격 안정화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열병합발전 관계자는 “경영악화에 더해 탄소중립 이행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 의무가 잇따르고 있어, 전부터 추진하고 있던 ‘현대화 사업’에 더 속도를 내야만 할 것 같다”며 “악재가 겹치면서, 사실상 ‘중과부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압박감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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