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 '주담대' 공략…토뱅 '사업자대출' 출사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가 올들어 여신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아파트담보대출 시장에 뛰어들며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카카오뱅크도 오는 22일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토스뱅크는 지난 14일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개인 신용대출 판매에 국한되던 인터넷은행 3사가 여신상품군을 늘리는 한편,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한 대출과정으로 금융소비자 모시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 개인 신용대출 판매에 국한되던 인터넷은행 3사가 여신상품군을 늘리는 한편,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한 대출과정으로 금융소비자 모시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사진=각사 제공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오는 22일 모바일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다. KB시세 기준 최대 9억원 이하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최대 6억 3000만원의 대출한도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70% 적용해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DSR규제 도입으로 LTV 인정비율을 축소한 시중은행보다 우호적이다. 

금리는 6개월 변동금리와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다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혼합금리 중 선택할 수 있다. 금리는 변동금리(14일) 기준 연 2.989~3.54%, 혼합금리 기준 연 3.6~3.93%를 각각 제시한 상태다. 카뱅은 대출 기간‧거치 기간‧상환 방법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은행권 최저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출만기는 최소 5년부터 최장 35년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답게 대출과정을 모두 모바일에서 해결하는 점도 눈에 띈다. 카뱅은 룰베이스(Rule Based) 챗봇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신청부터 조회·실행까지 전 과정을 카카오톡에서 대화로 해결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고객이 챗봇과의 대화창에 개인 소득 및 담보물건 정보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반영해 한도조회를 거친다. 뒤이어 서류제출, 대출심사, 대출실행까지 이뤄지는 구조다. 

대출서류의 경우 매매계약서는 사진으로 촬영해 제출하면 된다. 나머지 필요 서류들은 고객 동의 하에 카뱅이 유관 기관을 연결해 직접 확인한다. 대면으로 직접 주담대를 신청하고, 각종 서류를 발급·제출해야 하는 시중은행 방식과 대조적이다.

송호근 카뱅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은 "2018년에 카카오뱅크가 전월세보증금대출 출시한 이후 비대면, 모바일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고 이제는 주택담보대출 역시 4~5년 내로 모바일 비대면 대출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가능 대상 지역, 대상 물건 등을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카뱅보다 일찍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한 케뱅은 최근 아담대 금리를 인하하며 맞불을 놓았다. 케뱅은 지난 14일 아담대 누적 취급액 1조원 돌파를 기념해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의 금리를 종전보다 0.5%포인트(p) 인하했다.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을 느끼는 기존 차주의 '대출 갈아타기' 수요에 맞춰 금융부담을 덜어준다는 복안이다. 

우선적으로 인하된 금리는 총 한도 1000억원까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최저금리는 연 4.00%에서 지난 14일 기준 연 3.50%로 낮아졌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권 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의 최저금리가 연 3.7~4% 이상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케뱅이 가장 낮은 셈이다. 

케뱅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의 불안을 덜어드리기 위해 아담대 고정금리의 금리 혜택을 확대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는 차별화된 비대면 금융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토뱅은 지난 14일 인터넷은행 최초로 비대면으로 신청부터 실행까지 가능한 개인사업자대출을 출시했다. 전면 비대면에 무보증·무담보로 대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최저 금리는 연 3% 초중반(변동금리)이며, 최대 한도는 1억원이다. 실제 사업을 영위 중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상환방식은 신용대출처럼 만기일시나 원리금균등 중 상환 방식을 택하면 된다. 대출기간은 최소 1년부터 최대 5년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언제나 무료다. 한도와 금리는 토뱅이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에 따라 산정한다. 

업계 막내인 토뱅이 기업대출을 최초로 출시한 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복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토뱅은 지난해 급작스런 대출 옥죄기 여파로 차주가 급격하게 쏠리면서 출범 10일만에 가계대출을 중단해야만 했다. 

반면 기업대출시장은 당국의 총량규제가 없어 자유롭고, 인터넷은행들이 개척하지 못한 분야다. 토뱅으로선 출범 초기인 만큼 고객 확보와 더불어 여신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대출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예대율 규제 개편안을 3년간 유예하겠다고 밝혀, 시기적으로도 적합한 상황이다. 

카뱅과 케뱅도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다만 가시적인 출시시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케뱅은 올 1분기께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신용기반 사업자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뱅은 하반기께 출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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