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 국내 농업 환경에서 우수 종자 확보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경쟁력 있는 토종 종자 개발 성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좋은 식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원재료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농업의 경쟁력이 갖춰져야 한다'라는 이재현 회장의 판단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가공식품에 적합한 최적의 농산물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활동을 진행해온 CJ제일제당이 우수 종자 개발에 팔 걷고 나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종자관련 법인 'CJ브리딩(CJ Breeding)'을 설립하고 농수산 식품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우수 종자 개발에 힘을 쏟는다.

현재 국내 5대 종자업체중 대부분이 미국과 스위스, 일본 국적의 업체일 정도로 해외업체의 비중이 높다.

해외 종자 사용으로 인한 로열티 부담도 갈수록 늘어나 해외 종자에 대한 로열티 지급액이 2011년 172억 원에서 오는 2020년에는 약 79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농촌진흥청은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지난 2012년부터 향후 종자수출 2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골든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최근 '종자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CJ제일제당 농림축산식품부 여인홍 차관과 김철하 대표이사, 문병석 식품연구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CJ브리딩 주식회사 출범식'을 열었다.

'CJ브리딩 주식회사 출범식'은 농산물 우수 종자 개발을 위한 전문 법인이다. 앞으로 쌀, 콩, 녹두, 고추, 배추, 참깨, 김 등의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우수 종자를 연구 개발하고, 농가를 대상으로 개발된 종자를 보급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종자의 품종에 대한 기초연구는 학계와 정부 기관이 수행하고, 시험재배 단계의 연구개발은 'CJ브리딩'이 담당하며 확대재배는 농민이 담당하는 구조로 기업과 학계, 농민이 협업을 통해 고부가가치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상생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재배를 통해 성과가 검증된 종자에 대해 계약재배를 진행해 우수 종자로 만든 농산물을 상품화하는 데 적극 나선다.

기존에 비해 수확량이 늘어나거나 차별화된 기능성을 보유한 종자,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종자 등 경제적 가치가 높은 종자를 개발하는 한편, 안정적인 수매를 통해 농가의 소득도 높이고 소비자에게는 좋은 원재료로 만든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올해는 그 첫 단계로 충북 괴산과 강원도 횡성, 제주도에 쌀과 콩 종자를 재배하는 농지인 '채종포(採種圃)' 네 곳을 운영하고, 계약재배를 통해 쌀 90톤, 콩나물 콩 200톤 이상을 수매해 제품에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계약재배의 규모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향후 3년 내에 농가나 농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형태의 '종자농업법인'으로 거듭나고 총 7개 이상의 우수 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는 "한식의 진정한 글로벌화를 위해 우수 종자의 확보는 농가와 기업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CJ브리딩이 개발하는 우수 종자가 우리나라 농수산 분야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