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대통령의 재첩국 대접 기대”
2012년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 총선공약 뒤 10년만에 약속 지킨 과정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35년만에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하게 된 날 오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상시 개방으로 하류지역 농업용수 등 취수 활동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면서 “추후 금강 등 다른 둑 개방 논의와 관련해서도 이런 문제를 세심하게 살펴서 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39’편을 통해 이 같은 지시 사항을 밝히며 문 대통령의 연이은 하굿둑 개방 의지를 전했다.

박 수석은 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과 관련해 염분 침투를 제어해 농업 취수 활동에 피해가 없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2018년 한해동안 수문 개방 실증실험을 준비해서 2019~2021년 3년동안 수차례 해수 유입 실증실험을 수행한 지난 과정을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낙동강에 하굿둑이 건설된 것은 1987년으로 당시 부산·양산·경남·울산 지역에 생활·공업·농업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박 수석은 “그러다가 최근 10년동안 낙동강 하구의 경제적·생태적 가치에 대한 인식과 판단이 변하기 시작했다. 어종과 수생식물의 다양성을 회복하고 갈대숲을 되살려 철새들이 다시 오게 만드는 생태계 복원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 전환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도 2012년 총선 때부터 당시 민주통합당 부산·양산 총선 예비후보들과 함께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는 제목으로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통한 생태복원을 공약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도 4대강 복원과 함께 낙동강 하구의 생태복원 시행을 약속했으며, 19대 국회 의정활동에서도 국회에서 전액 삼각됐던 관련 연구용역 예산을 살려내는 노력을 했다.

박 수석은 “2015년 2차 연구용역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하더라도 평상시 평균 유량으로는 염분 피해가 전혀 없고, 겨울 갈수기에만 며칠 수문 개방 조절을 통해 염분 침투를 제어하면 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며 “매우 고무적인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 연구용역을 토대로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가 열렸고, 이 때 당시 당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농민들의 용수 확보와 염분 피해 방지에 대한 보완책을 면밀히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토론회에 직접 참석해 “남아있던 3차 연구용역의 초점을 여기에 맞춰달라”고 당부했다. 

2017년 대선에서도 다시 한번 4대강 보 상시 개방을 주창한 문 대통령은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해 바닷물과 강물이 섞이는 기수대를 복원하고, 재첩과 동양 최대의 갈대숲 등 자연생태계를 되살려,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만들고 또 지역경제를 살려내는 낙동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박 수석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정과제의 세부 과제로서 ‘4대강 재자연화 추진’과 함께 ‘낙동강 수질·수생태계 단절 해소를 위한 하굿둑 시범 수문 개방’이 채택됐다. 하지만 국정과제로 채택됐다고 하루아침에 수문을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문재인정부에서 2018년 한해동안 수문 개방 실증실험을 준비했고, 2019~2020년동안 3차례 해수 유입 실증실험을 수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역민들과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이해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2021년 계절별로 4차례에 걸쳐 장기 수문 개방을 실시했다.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사진=청와대

박 수석은 “이런 과정을 통해 면밀히 모니터링한 결과 드디어 올해 2월 18일 바다 수위가 하천 수위보다 높은 대조기에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어 올해 첫 해수 유입을 실시했다”며 “갈수기인 2월부터 바닷물을 하굿둑 상류로 유입시켜 기수역을 조성하는 것은 낙동강 하굿둑 준공 35년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앞으로 2월 18일부터 3월 말까지 총 3차례의 대조기에 하굿둑 상류로 해수를 유입할 계획이라고 한다”면서 “35년간 자유롭게 흐르지 못했던 낙동강을 쉼없이 흐르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님이 분명하다. 문 대통령의 2012년 총선·대선 공약을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만들고 실제 수문을 열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앞으로도 해수 유입에 따른 영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서낙동강 유역의 염해 방지 및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해 기수역 조성 구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그래도 이렇게 서서히 수문을 열고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면, 언젠가는 낙동강에도 다시 재첩이 돌아올 것이다. 대통령님이 낙동강 재첩국 한 그릇 대접해 주시는 그 날을 설레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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