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간의 전운이 고조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추세적 반등 시점이 불명확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개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82.57포인트(1.42%) 하락한 3만3596.61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11포인트(1.01%) 떨어진 4304.76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6.55포인트(1.23%) 밀린 1만3381.52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거래일 연속, S&P5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S&P500지수는 고점 대비 10.66%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영역에 재진입했다.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17% 이상 폭락했다. 지수가 52주 이래 최고치에서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날 뉴욕 증시의 약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군이 주장하는 이른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이 평화 유지란 명목 아래 해당 지역에 러시아군의 진입을 명령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우려가 커졌다.

국내 증시는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키우는 양상이다. 전날 1% 넘게 하락했던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하루만에 하락세를 일부 회복하고 있다. 

23일 오전 11시 1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37포인트(0.38%) 상승한 2717.16을 기록 중이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이 1139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46억원, 968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코스닥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8p(0.55%) 상승한 872.89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10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99억원, 322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투심 위축으로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러시아와 서방 국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러시아의 행동 패턴이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사태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4년 3월 크림반도 분쟁 시기에 코스피는 2주간 3% 하락한 바 있다”면서 “코스피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크림반도에서 군대를 철수하며 교전 가능성이 해소된 시점을 저점으로 일주일 만에 낙폭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번에도 미국이 무력 시위에 나선다면 그때가 변동성이 가장 커진 시점”이라면서 “이 시기 코스피 분할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도 “이벤트에 의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 같다”면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예측 불가한 국면인 만큼 지금은 긴 호흡에서 지켜보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