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려한 실질소득 2.8% 확대...물가 상승에 소비 5.8% 커져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계 총소득이 1년 전보다 6.4% 늘면서,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지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민지원금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에도, 가계가 일해서 번 돈인 시장소득이 늘며 소득 증가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2.8에 그쳤고, 물가 탓에 소비지출은 12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24일 통계청 '2021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464만 2000원으로 1년 전보다 6.4% 늘었다.

가계 소득은 4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1년(7.2%)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 서울시 내 한 식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패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2021년 3분기(8.0%)보다는 증가율이 다소 낮아졌지만, 동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통계청 이진석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작년 3분기는 정부의 코로나19 국민지원금이 소득 증가를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소득 증가를 견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등이 벌어 들이는 사업소득(101만 8000원)이 1년 전보다 8.6% 늘었다.

사업소득은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과 거리두기 완화의 영향으로, 2009년 4분기(10.6%)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전체 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인 근로소득(289만 3000원)은 5.6% 증가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전소득(60만 2000원)도 3.9% 확대됐는데, 특히 정부가 지급하는 공적 이전소득이 10.7% 많아졌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2.8% 느는 데 그쳤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실질소득 증가율은 3분기 5.3%에서 4분기 2.8%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40만 6000원으로 전년 4분기 대비 5.5% 증가했다.

특히 소비지출(254만 7000원)이 5.8% 늘며, 2009년 4분기(7.0%) 이후 12년 만의 최대 증가였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이 2.2% 커진 점을 고려하면, 전체 증가율 가운데 3.6%포인트는 물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비롯한 4분기 비소비지출은 85만9천원으로 1년 새 4.8% 증가했는데, 소득세·재산세 등 정기적으로 내는 세금을 뜻하는 경상조세가 18.8% 늘었고, 사회보험료 지출도 10.3% 커졌다.

월평균 소비지출(249만5천원) 역시 3.9% 증가했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1.4% 느는데 그쳤다.

특히 식료품·비주류 음료(-1.6%)나 교통(-6.6%) 지출은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밥상 물가'가 급등하면서 가계가 식료품 지출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 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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