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월 9일 제 20대 대통령선거일을 단 12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간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 상황을 이어가면서 혼전 양상이다.
1월에 비해 2월 들어 지지할 후보가 없다거나 무응답한 부동층이 줄어든 가운데, 부동층 보다 양 후보의 핵심지지층 결집 여부가 승패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우선 부동층의 경우 여론조사별로 편차가 크고 그때그때 달라 표심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부동층 특성상 특정 후보로 쏠림현상이 있기도 힘들다. 실제 투표장에서 어느 후보로든 편향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남은 변수는 6~12% 정도로 파악되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층이다. 여론조사마다 다르지만 안 후보는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대체적으로 이 정도의 지지율을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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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미디어펜 |
문제는 여론조사에서 '계속 지지할지' 여부를 물어보면 안 후보 지지자들이 대체로 가장 약한 충성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마다 편차는 있지만 '내가 현재 지지하고 있는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80~90%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50~70%대, 안철수 후보가 40~60%대를 보이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특정 조사에 따라서는 안 후보 지지층이 이 후보 및 윤 후보에 비해 절반 정도의 충성도에 불과하다. 결국 이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 당일까지 그대로 간다고 가정한다면, 안 후보는 3~6% 득표율에 그칠 수도 있다.
이번 20대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전쟁'이라는 평가가 클 정도로 양 후보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이 높다. 안 후보의 실제 득표율이 낮더라도 양 후보 중 누가 남은 표심의 수혜를 입을지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다.
부동층 표심이 미지수인 것, 안 후보 지지층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숨겨진 진짜 변수는 하나로 좁혀진다.
바로 양 후보의 핵심 지지층의 결집이다.
현재까지 판세를 보면 이 후보의 경우 연령별로는 40·50대가 중심이고 호남 표심이 강하게 응집하고 있다.
이 후보가 다시 추격세에 들어가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여론조사별로 모집단 차이가 있어 이것이 실제 표심으로 연결될지는 투표함을 까봐야 확인할 수 있다.
윤 후보의 경우 연령별로는 20·30 및 60·70대, 지역적으로는 서울과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 표심이 다소 약하게 결집하고 있다.
윤 후보에게 있어선 현실적으로 20·30대에서 더 많은 표를 얻기 힘들다. 부동산 민심을 파고들어 서울에서의 득표를 더 높이거나, 정권교체를 집중적으로 호소해 TK·PK 등 영남 표심을 결집시킬 수밖에 없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5일 본보 취재에 "세대와 지역을 나누는 국민의힘 윤석열의 갈라치기 전략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전통적 세대결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그는 "2022년이다, 이제는 세대간이나 남성 여성 성대결이 무의미하고 누가 실력있는 리더인지, 실적으로 누가 자신을 입증해왔는지가 각 유권자 개인에게 먹히는 시대"라며 "그런 점에선 누가 봐도 윤 후보보다 이 후보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특히 그는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든 이상 양쪽에서 꺼낼 패는 다 꺼냈다고 본다"며 "누가 더 절실하고 이기고 싶어하는지, 지지층 결집을 누가 끌어내는지에 따라 3~5%는 왔다갔다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최근 여론조사들의 디테일을 보면 모집단을 갖고 장난치는 것이 눈에 보인다"며 "어차피 중앙선관위 공고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블랙아웃되는 깜깜이 선거로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전이나 후나 국민의힘은 하나다,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판단을 구할 것이다, 문재인 정권 시즌 2가 또 이어지는 것을 용납할 것인지 또는 내로남불 정권을 뜯어고치고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것인지 계속해서 물어보고 널리 알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25일 저녁, 5일 뒤인 3월 2일 저녁 2차례 대선후보 4인의 TV토론이 열리는 것도 또다른 변수다. 후보의 망언 또는 실언이 나온다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 일부가 변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대 대선의 최종 주인공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관전하는 국민들에게는 흥미진진하지만 전쟁을 치르는 양 후보 입장에서는 피 마르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