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오늘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박근혜 딜레마'에 빠졌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윤 후보를 가장 괴롭혀온 일인데, 오늘 또 다시 그 수렁에 빠져든 모양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돼 최근 사면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예리한 질문을 했다. “박근혜 씨는 국정농단 중범죄자인가, 부당한 정치 탄압(을 받은 자)인가"라고 물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구속하고 기소한 최고 수사 책임자 신분이었던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인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된 후 가장 예민하고, 곤란한 문제를 이 토론에서 다시 직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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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관위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가 정치를 주제로 2월25일 서울 상암동 SBS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토론석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인터넷신문협회 |
심 후보의 질문에 윤 후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는 “검사로서 맡은 일을 한 것이고, 그에 대한 평가를 다른 분들이 어떻게 한다고 해도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할 뿐”이라면서도 “제가 아무리 정치에 발을 디뎠다고 해도, 제가 처리한 사건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정치적 평가를 하는 것은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심 후보의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윤 후보 입장에서 더 정확한 답을 할 수 없었던 심경에서 나온 대답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법적으로 판결난 것을 말도 못하고 쩔쩔 매선 되겠냐”며 “국민들 눈치를 봐야지 박근혜 씨 눈치를 봐서 되겠냐”고 매섭게 지적했다. 하지만 심 후보도 자신의 질문에 대한 윤 후보의 대답을 결국 듣지는 못했다.
심 후보는 법의 심판을 받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날렸다. 심 후보는 이 후보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하실 거냐”고 강한 어조로 물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못했던 윤 후보에 비해 이 후보는 “안 하는 게 맞다”고 명확하게 답했다. 심 후보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한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질문으로 보이고, 이 후보는 심 후보의 의도대로 질문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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