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크리스티안 에릭센(30)이 실전 경기에 복귀, 인간 승리의 기적을 완성했다.

에릭센은 27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포드의 브렌트포드 커뮤나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 후반 7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약 40분을 뛰었다.

이날 경기는 홈팀 브렌트포드가 전반 11분 조시 다실바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끝에 0-2로 졌다. 그런데 경기 내용이나 결과보다 축구팬들의 관심을 더 모은 것이 바로 에릭센의 출전이었다.

   
▲ 사진=브렌트포드 SNS


에릭센은 지난해 6월 덴마크 대표팀의 일원으로 유로 2020에 참가, 핀란드전을 치르던 중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졌다.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된 에릭센은 ICD(이식형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회생한 에릭센이 축구 선수로 다시 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에릭센은 당시 소속팀이었던 인터밀란을 떠나야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규정상 ICD 삽입수술을 받은 선수는 경기에 뛸 수 없기 때문이었다.

건강을 회복한 에릭센은 그라운드 복귀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과거 에릭센이 토트넘에서 빼어난 활약을 하는 것을 익히 봐온 브렌트포드가 지난 1월 에릭센에게 손을 내밀어 영입했다. 에릭센은 토트넘 시절 동갑내기 손흥민과 절친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에릭센은 이날 드디어 복귀전을 치렀다. 에릭센이 EPL 무대에서 뛴 것은 인터밀란 이적 전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출전이었던 2020년 1월 노리치 시티전 이후 2년여 만이다.

에릭센이 교체멤버로 그라은드에 나서자 브렌트포드 홈 관중뿐 아니라 뉴캐슬 선수들과 원정팬들까지 박수와 따뜻한 환호로 복귀를 환영해줬다.

에릭센은 죽을 고비도 넘기고 그동안 공백기도 있었던 탓에 이날 예전과 같은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계속 출전 기회를 얻으려면 실전 감각을 빨리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렌트포드도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두 골 차로 패했다.

한편, 에릭센이 친정팀 토트넘의 옛 동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오는 4월 23일 토트넘과 브렌트포드의 맞대결에서다. 손흥민은 에릭센이 쓰러졌을 때 그의 쾌유를 비는 뭉클한 골 세리머니를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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