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긴급 의총서 당론 추인·확정…송영길 "대선 속 계기 만든 것"
"단일화 압박, 소수파 굴복 위한 것 아냐…정권교체 말고 정치교체"
의원 결의 "안철수 새정치, 심상정 진보, 김동연 새 물결 같은 방향"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오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최근 송영길 대표가 제안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확정한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일명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에 대해 심의 의결에 나선다.

민주당의 이번 정치개혁안 당론 채택은 이재명 대선후보의 승리를 위해서라는 비판이 많다.

이에 대해 송영길 당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이건 단순 선거용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왜 10일 앞두고 이런 정치쇼를 하냐'고 공격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인 것처럼 대선 속에서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 2월 2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통합 정치개혁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이어 그는 "단순한 대선을 위한 선거 전략 개념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송 대표는 "지금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발생한 이런 식의 단일화 압박, 소수파를 억누르고 압박해서 굴복하게 만드는 단일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가 마음껏 표출되고 그것을 기초로 결선 투표를 통해 자연스러운 정치 연합이 제도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선진정치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을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기득권 교체를 통해 보다 권력을 국민에게 가져다 주고, 대통령의 제왕적 요소를 완화시켜 통합적 국민 정부를 만들어보자는 충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 대표는 "지난 25일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쟁점이 됐다"며 "거기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께서 일단 환영하지만 '민주당이 말만 했지 제대로 실천했냐'고 불신을 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을 소홀했던 점에 대해 반성의 말씀을 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또한 이날 의총에서 "현재의 정치개혁특위를 통해 조속히 개정하겠다는 실행 절차도 논의할 것"이라며 "오늘 당론을 확정하는 건 단지 소속 의원 172명의 모인 의견이라는 걸 공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선 이후 실제로 입법화하고 제도화해 나가겠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의원들이 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통합 정치개혁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의총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 일동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도입 등 국민통합 정부 ▲비례성 강화 위한 선거제도 개편 ▲대통령 4년 중임제 ▲대선 결선투표 도입 등 일련의 '정치개혁안'에 대한 당론 추인 절차를 밟는다.

이날 오후 9시 40분경 민주당은 '의원 결의'라는 글을 기자단에게 공개하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치를 바꾸겠다"며 "기득권 대결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통합 정치로 갑시다"고 제안했다.

특히 민주당은 글에서 "안철수의 새로운 정치, 심상정의 진보정치, 김동연의 새로운 물결도 같은 방향"이라며 "선거용 아니냐고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지난 정치 반성하고 새롭게 달라지겠다고 약속하는게 선거"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다당제와 정치개혁을 찬성하는 정치세력은 모두 함께 합시다"라며 "당의 명운을 걸고 반드시 정치를 바꾸겠다"고 거듭 밝혔다.

민주당의 이번 의총 추인은 대선을 단 10일 앞두고 지난 몇십년간 거론되어오던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이라, 진정성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송 대표의 의총 발언과 민주당이 공개한 '의원 결의'에서 선거용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의원들이 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통합 정치개혁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결국 이를 판단하는 것은 안철수 후보와 국민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히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중도 유권자들과 부동층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여론조사상 최대 15%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민주당의 정치개혁안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지에 따라 민주당의 진정성이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중도사퇴나 단일화 없이 대선 끝까지 완주하기를 거듭 천명한 이상, 민주당의 정치개혁안에 대한 판단과 평가는 결국 유권자의 손에 달린 셈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7일 본보의 취재에 "당이 의총을 통해 추인하고 당론으로 채택한 이상 정치개혁의 진정성이 확보된 것 아니겠냐"며 자신했다.

그는 "묻지마 정권교체로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 행복을 담보할 수 없다"며 "아직도 삼류 사류로 꼽히는 정치를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바로 발전적이며 지속가능한 정치교체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제 3월 9일 대통령선거일까지는 단 10일 남았다. 민주당의 정치개혁 드라이브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