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변제율 낮아 진통 예상
관계인집회 통과해도 운영자금 마련 또 고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가 기한 내 회생계획안 제출을 완료했다. 

향후 관계인집회에서의 동의 여부에 따라 쌍용차의 회생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채권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채무 변제 방안이 담겨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쌍용차 제공

28일 서울지방법원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5일 정용원 관리인 명의로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당초 지난해 7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했지만 매각 작업이 지연되면서 법원에 4차례나 기한 연장을 받은 끝에 이번에는 기한 내인 3월 1일 이전에 제출이 이뤄졌다.

법원은 제출 받은 회생계획안을 검토해 관계인집회 일정을 잡는다. 여기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으로의 인수를 통한 경영정상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문제는 회생계획안에 담긴 채권 변제율이다. 변제율이 낮을 경우 관계인집회에서 동의를 얻기 힘든 것은 물론, 애초에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을 반려할 가능도 배제할 수 없다.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는 약 3900억원이며,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발생한 빚인 6000억원 규모의 회생채권까지 합하면 전체 부채 규모는 1조원 내외로 추산된다.

에디슨모터스가 지불할 쌍용차 인수대금은 3048억원에 불과해 빚을 변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변제할 1900억원의 회생담보채권은 다른 회생채권에 비해 우선순위를 갖는다. 이를 상환하면 상거래 회생채권 변제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15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우 변제율이 3%에도 못 미쳐 340여개 업체들로 구성된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긴 힘들어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회생계획안이 한 번에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에 법원 단계에서 무산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앞서 지난 2009년 쌍용차 법정관리 당시 1차 관계인집회 때 회생계획안이 부결됨에 따라 2차 관계인집회를 열었었다. 2차 집회에서도 채권자들의 반대가 극심해 결국 법원이 강제 인가를 결정했다.

이번 사례의 경우 법원의 강제 인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9년 회생절차 당시에는 해외 채권자들이 많아 쌍용차의 존속 가치보다 채권회수를 우선순위로 뒀던 상황을 감안해 법원이 강제 인가 결정을 했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같은 기업에 대해 두 차례의 강제 인가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법원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더라도 쌍용차의 경영을 정상화로 이끌기 위해서는 막대한 운영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에디슨모터스는 운영자금 5000억원은 유상증자와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SI)로부터 조달하고 나머지 7000억~8000억원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등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은의 이동걸 회장이 이같은 에디슨모터스 측의 구상을 '차입매수 방식(LBO,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인수하는 방식)'이라며 "인수합병에서 제일 좋지 않은 구조"라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혀 자산 담보대출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쌍용차의 미래 비전이 아무리 밝아도, 당장 돌려받는 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동의하긴 쉽지 않다"면서 "진일보한 자금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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