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0년 주담대', 대구 '주담대·전세대출 3%대 금리 특판'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위험을 경고하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총량한도제한 등의 규제를 펼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에 이어 지방은행도 파격 조건의 부동산 대출특판을 내놨다. 최근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전국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방은행들의 완화적 대출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은 최근 대출만기를 최장 40년까지 선택할 수 있는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했다. 부산은행은 2년 전 만기 최장 30년의 주담대를 35년으로 늘린 데 이어 이번에 5년을 추가 이연시켰다. 차주는 '행복스케치모기지론(변동금리)'과 '357금리안심모기지론(혼합형 고정금리)' 중 선택할 수 있다. 

   
▲ BNK부산은행이 대출기간을 최대 40년까지 선택할 수 있는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다고 밝혔다./사진=부산은행 제공


기한연장에 따라, 차주가 매월 납부하는 원리금 상환액은 줄어든다. 가령 총대출금 5억원, 대출금리 3.8%, 만기 40년 조건으로 거래하면, 35년 만기에 견줘 매월 원리금 부담이 12만 6000원 감소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에 앞서 계열사인 BNK경남은행도 연초 40년 만기 주담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신혼부부와 만 39세 미만으로 한정돼 대출대상에 제약이 없는 부산은행과 차이를 보인다. 

이와 함께 부산은행은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하기 위해 총 한도 6000억원의 '주택관련대출 특판'도 마련했다. DSR 40% 이하 주담대이거나 은행이 선정한 신규 입주예정 사업장에 전세대출을 희망하는 차주에게 0.30%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가 적용되면, 주담대(14일 기준) 변동금리는 최저 연 3.66%, 프리미엄 전세자금대출(SGI보증)은 최저 연 3.55%에 누릴 수 있다.  

DGB대구은행도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특판에 들어갔다. 금리인상 추세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에 대한 주거안정 및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상품을 기획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무방문 전세자금대출(모바일)은 담보대출을 비교해주는 플랫폼 '뱅크몰'을 이용하면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1000억원 선착순으로 특판을 진행하며, 등급과 무관하게 3.44%(24일 현재, 3개월 변동)의 금리를 적용한다. SGI보증과 연계해 최대 5억원까지 자금을 내어준다. 주담대 최저 금리는 5년 고정 혼합형 3.81%, 변동금리형(6개월 변동) 3.66%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 금융수요에 보답하고, (새로운) 플랫폼 입점으로 다양한 고객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특판을) 마련했다"며 "현재는 5000억원 한도로 특판을 마련했지만, 향후 수요를 보고 예상보다 수요가 많다면 한 번 더 고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DGB대구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특판을 진행한다./사진=대구은행 제공

인터넷은행에 이어 이들 지방은행이 완화적인 조건의 부동산 대출상품을 내놓으면서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자산시장 과열을 우려해 은행과 차주에게 규제를 촘촘히 내걸었고, 금리인상 여파로 최근 대출수요가 꽤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지방은행권은 DSR·담보가치비율(LTV) 등 당국의 대출 가이드를 모두 따를 수 있고, 지역 금융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특판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별 대출총량한도에 견주면 특판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부담스럽지 않다는 평가다. 

여기에 주택 매매거래량이 큰 침체를 보이고 있고, 지역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어 지역 대표은행이 시장침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최근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은행이니 지역 부동산 경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지역경기가 살아야 은행도 같이 살 수 있어서 특판상품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은행들이 질타를 많이 받은 상황"이라며 "마냥 금리를 올리기 보다 서비스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다가서자는 일환으로 (완화적 대출조건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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