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미디어펜 이희연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동해를 시작으로 강릉, 속초, 홍천, 춘천을 훑는 강원 집중 유세에 나섰다. 강원도는 한때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던 지역이었으나 최근 들어 판세가 흔들리면서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운 곳이 됐다. 윤 후보가 흔들리는 강원 표심 다잡기에 나선 가운데, 강원의 마음이 윤 후보에게 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 후보 유세가 진행된 강릉시 강릉중앙시장에는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강원 지역 국민의힘 당원들을 비롯해 평범한 강릉 시민들도 윤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유세 현장으로 모여 들었다. 윤 후보는 외가가 강릉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자신을 "강원도의 외손"이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강릉 시민들은 윤 후보에게 호의적인 모습이었다.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부패 세력", "좌파 운동권 패거리"라고 얘기하자 지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호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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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8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종합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현장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55세 여성 김인순 씨는 기자가 '정권교체'에 대한 생각을 묻자 "나는 원래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민주당 정권이 5년 동안 하는 행태를 보니까 이번에야 말로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 졌다"며 "정치 하던 사람은 그물이 그물이다. 새로운 인물이 나와서 나라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윤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자신을 유세 현장 근처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소개한 김 씨는 "이재명 후보보다는 윤석열 후보가 도덕적으로는 깨끗해 보인다"면서 이 후보를 향해서는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을 보면 1급 연기파 배우같다. 입만 열면 거짓말 일색이라 신뢰가 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윤 후보는 1번 후보 보다는 검찰에 있을 때 일관성 있게, 소신 있는 태도로 임해왔다는 점에서 신뢰가 간다"며 "또 강릉이 외가이고 윤 후보 외가 쪽 분들도 다 좋으신 분들이고 인품이 훌륭하다. 윤석열 후보도 지금까지 깨끗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정권교체는 윤석열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유세차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20대 청년 박준우 씨는 "이번에 정권교체가 되지 않으면 정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우리 청년들에게 미래가 없다. 민주당 정권이 5년 동안 공정과 정의를 내세웠는데 실제로 공정을 빌미로 보여준 게 조국 사태부터 시작해서 '내로남불' 행태 뿐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박 씨는 윤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 등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중요한 건 북한 위협인데 현 정권은 주적을 주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북한과 중국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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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종합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풍선을 들고 윤 후보 방문에 환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이어 기자가 "윤석열 후보로 정권 교체가 돼야 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이재명 후보는 이미지 메이킹만 잘하는 것 같다. 최근 아내의 법인카드 횡령문제도 그렇고 대장동 사건도 그렇고 도덕성 문제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의 유세를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50대 남성은 "윤석열 후보를 두고, 민주당 정권에서 검찰총장까지 했던 분이 이제 와서 민주당 정권을 좌파라고 지칭하면서 비난하는 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윤석열 후보를 믿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지지해야 하는지는 고민이 된다. 글쎄..."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자전거를 세워 두고 유세 현장을 지켜보면 한 20대 청년도 윤 후보의 과격한 발언을 두고 "윤 후보가 민주당이 편가르기 갈라치기를 한다고 비판하면서 자신도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것 같다"며 "기존 정치인들이 하던 그래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보수정당 지지자라고 밝힌 40대 남성은 "정권이 바뀌어야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윤 후보를 찍어야 하나 고민이 된다. 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왔으니 찍어주긴 해야 하겠지만..."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유세 현장에서는 '야권 단일화 결렬'에 대한 윤 후보 지지자들과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들을 수 있었다.
야권 단일화 결렬이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익명을 요구한 한 40대 여성은 "안철수 후보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안 후보가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항상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단일화 결렬의 책임을 정확히 누구에게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힘을 모아야 할 때 분열하는 두 후보의 모습에 적잖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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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8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종합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윤 후보는 이날 강원 지역 5개 도시 유세에서 자신을 "강원의 외손"이라고 지칭하면서 강원 지역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여러분의 외손이 강릉과 강원도를 확 바꾸겠다. 무엇보다 국민을 어렵게 생각하고 국민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정직한 대통령이 될 것을 여러분께 약속한다”고 고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또, 강원도가 북한과 접경 지역이라는 점을 파고 들면서 안보 이슈를 전면에 부각했다.이는 보수텃밭으로 불리는 강원의 표심을 다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과 이 후보를 향해서는 "나라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번영 기초를 닦을 때 이념에 빠진 패거리 정치인들이 자리를 나눠 먹고 업자와 결탁해 이권을 나눠 먹고 부정부패는 은폐하고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권 그대로 놔둬서 되겠나"며 "이 사람들 국민을 얼마나 가재, 게, 붕어로 아느냐"고 맹비난 하면서 오는 3월9일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게 강릉시민 여러분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릉=미디어펜 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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