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의 여자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가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약물 복용'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 때문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소속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으로 스포츠계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서고 있다. IOC는 러시아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조한 벨라루스 선수 및 관계자의 국제대회 참가를 금지하라고 권고했다.

   
▲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당시 카밀라 발리예바. /사진=ISU 공식 SNS


이에 당장 3월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종목별 세계선수권 개최가 예정된 ISU 측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대회 출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의 경우 국가 차원의 도핑 위반으로 올림픽에 '러시아'란 국명을 쓰지 못하고 선수들이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소속 개인 자격으로 참가해왔다. 하지만 이번 제재 조치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자체를 완전히 봉쇄했다.

ISU의 이번 제재로 러시아가 가장 타격을 받을 종목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이다.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는 여자 싱글 금메달(안나 셰르바코바)과 은메달(알렉산드라 트루소바)을 휩쓸었다. 만약 최강자 카밀라 발리예바가 약물 파문에 휩쓸리지 않았다면 메달 3개를 러시아가 싹쓸이했을 가능성도 있다.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던 발리예바는 도핑 위반이 알려진 후 부담감 탓인지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최종 4위에 그쳤다. 

오는 21일~27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릴 예정인 피겨 세계선수권은 특히 발리예바의 출전 여부로 관심을 모았다. 발리예바는 베이징 올림픽 출전 중 이전 국내대회에서 도핑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음에도 경기 출전을 강행, 전 세계적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발리예바는 도핑 논란이 가라않지도 않은 가운데 세계선수권 출전 준비를 해왔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출전이 무산됐다.

한편, 러시아 선수들의 피겨 세계선수권 출전이 금지됨에 따라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러시아에 밀리던 선수들의 우승 경쟁이 치열해지게 됐다. 베이징올림픽에서 6위를 차지한 유영도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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