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 직원들에게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지급일은 4일이다.
회사측은 "어려운 대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뛰어난 품질‧안전‧상품성 등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눈부신 성과의 결실을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난 연말 현대차‧기아가 사무‧연구직 고성과자에 특별 보상금 500만원을 지급한 것을 두고 노조가 '전체 직원에게 지급하라'며 반발하고 나선 데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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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사옥./사진=미디어펜 |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일 대표이사 명의로 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 19를 비롯해 어려운 국내외 상황 속에서 우리 제품의 상품성과 안전, 그리고 뛰어난 품질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많은 성취가 있었다"면서 "위기 속에서 이뤄낸 모든 빛나는 성과들은 고객가치와 혁신을 위해 헌신한 직원 여러분의 부단한 노력이 없었다면 얻지 못했을 것이며,직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격려금과 함께 그 결실을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우리가 이룬 수많은 성취는 지난해 사명, 로고 변경과 동시에 브랜드 미션과 비전을 새롭게 수립한 이후 여러분들의 부단한 노력과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해왔던 순간들이 모여 이뤄낸 결과"라며 "품질과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직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는 마음을 담아 그 결실을 나누는 격려금을 지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양사 대표이사는 이어 대외 경영환경이 불안정하지만, 고객을 중심에 놓고 모두가 함께 노력을 지속하면더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품질, 안전, 상품성 등 모든 방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제이디파워(J.D.Power)가 최근 발표한 2022년 내구품질조사(VDS)에서 글로벌 15개 자동차그룹 중 1위에 올랐다. 기아는 일반브랜드로사상 처음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했고,제네시스는 고급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도 지난해보다 네 계단 상승한 전체 브랜드 3위에 위치했다.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높은 내구품질조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품질혁신 활동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또 지난주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평가에서 11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Top Safety Pick+)', 10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TSP, Top Safety Pick)'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자동차 그룹 중 가장 많은 21개 차종이 가장 안전한 차에 선정됐다.
IIHS는 매년 미국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충돌 안전성능 및 충돌 예방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자동차 안전 관련 가장 신뢰받는 지표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제품의 상품성 측면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올해 초 U.S.뉴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최고 고객가치상' 11개 부문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절반 이상인 6개 부문을 휩쓸었다. 기아 EV6는 한국 자동차 사상 처음으로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고,현대차 아이오닉 5는 자동차 본고장인 독일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전 세계 주요 올해의 차를 잇따라 수상하면서 현대차와 기아 제품의 상품성을 공인받은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직원들에게 직급과 직무에 관계없이 1인당 400만원가량을 동일하게 지급할 예정으로, 모두에게 같은 금액의 격려금을 지급키로 한 것은 직원들 모두가 각자 맡은 업무에서 최고 품질 확보와 고객헌신을 위해 노력한 것은 직위나 직책과 관계없이 동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가 지난 연말 회사측이 도입한 '탤런트 리워드'를 두고 반발해온 상황에서 결정된 일이라 이번 일을 계기로 사무‧연구직 고성과자에 대한 보상이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12월 사무‧연구직 책임매니저들 중 성과가 좋은 직원 10%를 선발해 500만원의 특별 보상금을 지급하는 '탤런트 리워드'를 도입한 바 있으며, 이후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단협 위반이라며 전 직원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번에 지급한 격려금은 그보다 적은 400만원이지만, 노조의 반발에 따른 일종의 '타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기아 노조는 이날 내부 소식지를 통해 "3만 조합원의 단결된 결의와 집행부의 확고한 의지로 차등 성과급을 분쇄하고 400만원 지급을 쟁취했다"면서 "양재동 1인시위와 출퇴근 선전전, 현장투쟁 등 다양한 투쟁 전술로 사측을 압박해 자존심을 지켜냈다"고 밝혔다.
노조는 "단체협약을 위반한 행위는 앞으로 노사관계 파국만 초래할 것임을 사측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고성과자에 대한 차별화된 보상금 지급을 '전 직원 지급'으로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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