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카드론(장기카드대출)도 반영되는 등 카드사들이 카드론 영업이 어려워지자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카드사들은 회원에게 커피·편의점 쿠폰 지급 등의 혜택을 내세워 리볼빙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데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리볼빙은 카드사용액의 일부만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다음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연체를 막을 수 있으나 장기간 이용하는 경우 갚아야 할 채무가 크게 불어나고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우리카드·신한카드·하나카드·현대카드·NH농협카드 등은 최근 리볼빙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스타벅스 커피 쿠폰, 편의점 모바일 상품권, 포인트 적립금 등을 지급하는 판촉 이벤트를 진행했다.

카드사들은 전화 영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리볼빙 이용 시 연체가 되지 않는다는 장점만 부각시켜 가입을 유도하는데 리볼빙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할 경우 좋은 혜택인 줄로만 알고 가입하게 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카드사들은 리볼빙에 대해 자유로운 상환으로 결제 부담을 줄이고 신용도를 보호하는 상품, 연체 이력이 남지 않게 카드 쓰는 팁, 자금사정에 맞춰 결제비율을 자유로이 선택 가능하며 통장 잔고가 부족해도 카드 정지나 연체 걱정 없는 결제 방법이라고 내세운다.

그러나 리볼빙의 이자율은 법정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4분기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는 연 14.76~18.54%였다. 이는 카드론 평균 금리인 12.10~14.94%보다 2.66~3.6%포인트 높은 수치다.

리볼빙은 10~100% 내에서 10% 단위로 결제비율을 설정해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제비율을 10%로 설정 시 카드대금이 100만원일 경우 10만원만 결제되고 나머지 90만원은 다음달로 이월된다. 여기에 이자가 합쳐져 결제금액으로 청구된다. 이때 다시 리볼빙을 실행하는 경우 이 결제금액에 다시 이자가 붙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리볼빙 사용 자체는 신용평가에 활용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리볼빙으로 인해 매달 갚아야할 금액이 많이 남으면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5조8157억원 규모다. 리볼빙 이월 잔액은 △2017년 말 4조8790억원 △2018년 말 5조3169억원 △2019년 말 5조7930억원 △2020년 말 5조6504억원으로 3년 반 사이에 19.2%나 늘었다. 리볼빙 이월잔액을 보유한 회원 역시 2017년 말 222만7200명에서 지난해 6월 말 252만4600명으로 13.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