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적 흐름 보여주는 근원물가 3.2%↑, 10년 2개월 만에 최고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2월 소비자물가가 3.7% 상승, 다섯 달째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외식 가격이 급등,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과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였다.

다섯 달 이상 3%대 상승률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 마트 식품코너/사진=미디어펜


상품(4.3%)과 서비스(3.1%)가 모두 상당 폭 상승했다.

상품 중에는 휘발유(16.5%), 경유(21.0%), 자동차용 액화천연가스(LPG. 23.8%)가 일제히 급등, 석유류(19.4%)가 많이 올랐고, 석유류 상승 폭은 전월(16.4%)보다 더 확대됐다.

빵(8.5%) 등 가공식품도 5.4% 오르는 등, 석유류와 가공식품을 포함한 공업제품은 5.2% 상승해 전월(4.2%)보다 오름 폭을 키웠다.

전기·가스·수도는 2.9% 올라 전월과 동일한 상승률이었고 전기료(5.0%), 상수도료(4.1%), 도시가스(0.1%)도 높아졌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1.6% 상승, 작년 11월(7.6%)과 12월(7.8%), 올해 1월(6.3%)보다 둔화됐다.

돼지고기(12.4%), 수입쇠고기(26.7%), 국산쇠고기(5.1%), 딸기(20.9%) 등이 많이 상승했으나 파(-59.8%), 사과(-20.0%), 양파(-41.8%) 등은 급락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은 특히 외식이 주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선회(9.8%), 쇠고기(8.2%) 등 가격이 상승하면서 외식은 6.2% 올라, 2008년 12월(6.4%)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고, 공동주택관리비(6.2%) 등 외식 외 서비스는 3.0% 가격이 높아졌다.

외식과 외식 외 서비스를 합친 개인서비스 가격은 4.3% 올라, 2009년 2월(4.4%)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공공서비스는 0.9% 올랐는데, 외래진료비(2.3%), 입원진료비(1.5%) 등이 상승한 영향이다.

집세는 2.1% 상승했고, 전세(2.9%)와 월세(1.1%) 모두 올랐다.

상품 중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0.79%포인트, 서비스 중 외식의 물가 기여도는 0.78%포인트로, 석유류와 외식이 전체 물가 상승률 3.7% 중 1.6%포인트 가량을 차지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2% 올라, 2011년 12월(3.6%) 이후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9% 올라, 2009년 6월(3.0%) 이후 최대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반영한 생활물가지수는 4.1%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많이 둔화됐지만,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확대,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속했다"며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 기여도가 지속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나 곡물가 상승, 글로벌 공급 차질 등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 요인이 가세,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다음 달에도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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