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급감…WM부문 중심으로 조직개편 나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거래대금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주식투자 열풍도 어느덧 진정국면으로 접어든 상황 속에서 국내 각 증권사들은 자산관리(WM) 등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WM 부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증권사들의 WM 사업이란 고객의 자산규모와 투자성향 등을 파악해 최적의 금융상품 등에 투자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을 뜻한다. 최근엔 자산규모별로 특화된 WM 서비스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WM 부문을 강조하는 경향은 수년 전부터 지속돼온 것이지만 지금은 과거에 비해 훨씬 절박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순익이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수익구조 다변화가 그만큼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히려 주식투자 열풍이 일면서 재작년과 작년 국내 증권사들은 사상 유례가 없는 호실적을 보낼 수 있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작년 한 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혔다. 

그러나 이제 그런 호시절은 지나갔다는 것을 ‘숫자’들이 말해주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일평균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8조6619억원으로 전월(20조6509억원) 대비 9.6% 감소했다. 전년 동월(32조3771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2.4% 급감했다. 거래대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최근 증권사들의 순익 급증에는 주식시장 유동성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입 급증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부터는 더 이상 위탁매매를 통한 순익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결국 회사들은 다시금 WM 분야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 회사들의 조직 개편에서부터 이러한 경향이 감지된다. KB증권은 WM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WM총괄본부를 ‘WM영업총괄본부’와 ‘WM솔루션총괄본부’로 확대 개편한 상태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WM전략본부, 클럽1추진실 등을 신설하며 WM부문 강화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초고액자산가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리테일부문 영업채널을 프리미어블루(PB)·나무(Namuh)·WM 등 3개로 나눴고, 프리미어블루 본부 산하에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신설해 VIP고객의 자산관리 컨설팅 강화를 전담시켰다. 삼성증권 역시 최근 초고액자산가 서비스 전담 본부인 ‘SNI전략본부’를 전략조직으로 변경하는 등 WM조직의 기능을 강화시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순익 감소세를 얼마나 막아내느냐가 증권사들의 지상과제”라면서 “WM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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