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차 남양연구소 직원이 업무과로 등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현대차의 의뢰에 따라 조직문화 실태조사를 벌인 외부 전문가들이 사과와 보상, 조직 운영 책임자에 대한 조치 등을 권고했다.
현대차는 권고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성재 중앙대 로스쿨 교수와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박형욱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꾸려진 '남양연구소 조직문화 개선위원회'(개선위)는 지난 1월 28일 발족된 이후 30여일간 조사를 벌인 끝에 이같이 권고하기로 하고 연구소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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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 남양연구소 정문. /미디어펜 |
현대차는 2020년 9월 연구소 디자인센터 책임 연구원 이모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연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고, 이를 계기로 연구소 내부에서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외부 전문가로 개선위를 꾸려 조사를 의뢰했다.
개선위는 이씨의 업무상 스트레스에 대해 "디자인센터의 업무 특성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는 환경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가 고인에게 폭언을 했다는 관련자 진술은 확보하지 못했으나, (해당) 상사가 다른 구성원 누군가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회사 측이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개선위는 현대차에는 △ 연구소 기관장인 현 연구개발본부장의 사과 △ 도의적 책임에 따라 위로금 제공 △ 이상엽 디자인센터장 등 조직 운영 책임자에 대한 회사의 적절한 조치 등을 권고했다.
개선위는 우선 "유가족과 연구소 임직원에게 고인의 사망에 관해 연구소가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 점, 연구소 직장 문화 중 기록되지 않은 과로, 성과주의와 경쟁 등에서 비롯된 업무상 스트레스, 일부 센터장 등 보직자에 의한 괴롭힘과 인권 감수성 부족 등의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점에 대해 사과하도록 현 연구개발본부장에게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에 대해) 현대차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법적 책임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직장문화의 일부 문제점 등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고인의 어린 자녀를 위해 신탁제도를 활용한 위로금을 제공하고, 유족이 희망하는 경우 위로금을 지급하는 민사상 합의를 하되 고인의 사망 관련 행정소송 제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개선위는 마지막으로 "이상엽 디자인센터장과 실장, 팀장들에 대해 '리더십 개선'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이 센터장과 과로·스트레스·괴롭힘 등 조직 운영의 책임이 있는 일부 실장 및 팀장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회사에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남양연구소 조직문화개선위원의 조직문화 실태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관련 권고사항을 겸허한 자세로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고사항을 토대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노력을 전개하고, 앞으로도 전 부문 조직문화에 대한 꼼꼼한 점검 및 혁신을 통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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