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작년 가을 수준으로…내부 악재까지 겹쳐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7만원선 아래로 내려오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시장이 안 좋을 때에도 다른 주식보다 적게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유가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도 압박을 받고 있다. 

심지어 내부에서도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는 모습이다.

   
▲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7만원선 아래로 내려오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미디어펜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가 길어지고 있다. 작년 12월24일 8만원선을 돌파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주가가 계속 부진한 모습이다. 

결국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가는 6만8800원으로 개장해 7만원선 아래에서 맴돌고 있다. 작년 가을 수준으로 주가가 후퇴한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장주 삼성전자의 위상은 특별하다. 코스피 시총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양적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 타 종목 대비 낙폭이 적은 ‘안전한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의 주가 흐름은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여기에는 우선 대외적 악재가 한몫을 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이슈가 있고, 설상가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반도체 생산 핵심 공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수가스의 수급 안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 역시 삼성전자에게는 악재다.

여기에 덧붙여, 최근엔 삼성전자 내부로부터 기인한 악재들도 더해졌다. 

우선 해킹 사건이 있었다. 지난 5일 해커 그룹 랩서스(LAPSUS$)는 자신들이 "삼성전자 서버를 해킹했다"면서, 소스 코드 등 삼성전자 기밀 데이터 일부를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이번 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국가 핵심기술 유출은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냈다. 삼성전자 역시 “현재까지 확인된 유출 자료에는 '갤럭시' 구동에 필요한 일부 소스 코드가 포함돼 있으나, 임직원과 고객의 개인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두 번째 악재는 이른바 ‘GOS 사태’다. 

GOS는 빠른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게임어플 작동시 기기 발열을 막기 위해, 초당 프레임수와 반응속도 등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려주는 애플리케이션다. 지난 2016년 '갤럭시S7' 출시 때 처음 적용한 것으로,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우회적인 방법으로 GOS앱을 비활성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S22'에는 소비자가 GOS 기능을 비활성화 할 수 없는 강제 작동 방식을 택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GOS로 인해 기기 성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알리지 않고 휴대폰을 판매한 삼성전자가 광고법을 위반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GOS 사태와 관련이 있는 핵심 경영진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으로 보이자, 일부 주주들은 ‘갤럭시 GOS 집단소송 준비방’ 카페까지 개설해 집단 대응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GOS앱 활성화 정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나, 이용자들의 불만은 쉽게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의 업황 자체가 나빠진 것은 아니므로, 스마트폰 신모델 효과가 더해진다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면서도 “GOS 사태 등이 더 커지기 전에, 소비자‧주주들의 불만에 진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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