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유통협회, 국민 유류비 부담 커…1%로 낮춰달라 요구
카드업계 "유통업종 중 주유소 수수료가 이미 가장 낮아"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마트에 이어 주유소들도 카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카드회사의 우려대로 다른 업종으로까지 반발이 번지는 모습이다. 

한국마트협회는 지난달 28일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 통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카드사들은 영세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일반 가맹점과 수수료 인상을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반대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이견이 큰 만큼, 수수료 협상은 팽팽한 줄다리기 과정을 거치면서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미디어펜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유통협회는 현행 1.5%인 주유소 카드수수료율을 1%로 낮춰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석유유통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해,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지난해 기준 주유소 신용카드 결재비율이 95% 수준인데, 현재 주유소의 신용카드가맹점수수료는 매출액에 연동돼 1.5%의 정률로 적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류 가격이 오르면 수수료도 함께 오르는 구조여서, 유가 인상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휘발유·경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8.9%·23.8% 인상돼, 카드사 수익도 20% 안팎의 증가세를 나타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 주유소의 총 판매액(휘발유+경유)은 51조 482억원으로 카드수수료는 7275억원으로 추정된다. 1월 489억원이던 카드수수료는 유가가 상승하면서, 12월 645억원으로 31.3% 증가했다.

석유유통협회는 “현행 1.5%인 수수료율을 1%로 인하하면, 소비자의 유류비 부담을 연간 2425억원 낮출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석유유통협회장은 “주유소 카드수수료율은 명목상 1.5%지만, 판매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 분까지 주유소가 수수료를 내는 구조기 때문에, 실질 카드수수료율은 3%에 달한다”면서 “주유소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2%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주유소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카드수수료를 인하해서 주유소도 살고, 국민 부담도 낮추는 방안을 정부가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이미 유통업종 중 주유소 수수료율이 가장 낮다며, 더 이상 낮출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대부분의 주유소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으며, 일반 가맹점 역시 적격 비용을 따져 적절한 수수료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전체 가맹점의 96% 이상이 소상공인으로 분류됐고, 연 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은 세제 혜택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수수료율이 0%”라며 “수수료 수익이 원가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특정 업종에 대해서만 인하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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