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번 달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비대면 주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자투표 서비스 시장에서 앞서고 있고, 삼성증권 ‘온라인 주총장’ 역시 고객 숫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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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비대면 주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증권 |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다수의 상장기업들이 주주총회를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비대면 주총을 확산시킨 가운데, 전자투표는 주총장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예탁결제원이 독식하다시피 했던 전자투표 플랫폼 또한 삼성증권의 ‘온라인 주총장’ 확산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1월말을 기준으로, 삼성증권의 전자투표 플랫폼인 온라인 주총장 서비스를 신청한 상장기업은 520개사에 달한다. 온라인 주총장을 이용하면 주주들이 주총장에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보내야 가능했던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회사들이 온라인 주총장을 이용하게 된 배경에는 삼성증권의 노력이 있었다.
일단 간편인증 제도를 도입한 점이 주효했다. 주주들은 공동인증서나 카카오페이 인증, Pass 애플리케이션 인증 등을 통해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QR코드 인증 등에 익숙해진 주주들로서는, 접근성이 매우 좋아진 셈이다.
지금으로썬 삼성증권과 예탁결제원이 독식하다시피 했지만, 전자투표 시스템을 개발한 증권사는 몇 곳이 더 있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9년 2월 업계 최초로 전자투표 시스템 ‘플랫폼V’를 개발해 많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정착에는 실패해, 결국 작년 말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지난 2020년 8월 전자투표 플랫폼 서비스 ‘신한e주총’을 도입했지만, 현재는 서비스 중단을 검토할 정도로 이용률이 부진한 형편이다.
결국 전자투표 플랫폼 시장은 예탁결제원의 케이보트(K-VOTE)와 삼성증권 ‘온라인 주총장’의 양자 구도로 정리됐다.
전자투표계의 터줏대감인 케이보트는 작년 주총 시즌에 가입 법인이 전년 대비 100곳 늘어나는 등, 경쟁구도에도 불구하고 더욱 성장한 모습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의 추격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케이보트의 이용법인은 2019년 563개, 2020년 659개, 작년 889개사 등으로 증가하며 60%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양자 구도가 사실상 정착된 올해도 예탁결제원과 삼성증권 두 곳 다 ‘수수료 전액 면제’ 카드를 던지며, 점유율 향상에 애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탁결제원의 경우 공공기관이라는 점이 신뢰성 측면에서 유리한 지점이 있다”면서 “삼성증권의 경우 법인 고객 확보와 동시에 잠재적 주주들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온라인 주총장에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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