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향후 5년 걸린 제20대 대선 그 찬란한 하루가 시작됐다
이재명, 광화문 청계 광장서 촛불 민심 일깨우며 어게인 2002"
윤석열, 시청 앞 서울 광장서 "이 나라 제대로 한번 바꿔보겠다"
[미디어펜=김규태·이희연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의 22일 선거운동 대장정의 막은 내렸다. 그리고 대한민국 5000만의 새로운 운명을 결정 지을 날이 시작됐다. 이제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은 2022년 3월 9일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 위에 새 글씨를 쓰기 위해 붓을 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양강을 다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밤까지 사력을 다해 선거 운동을 벌였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각 지척에서 승리를 다짐했고, 짧게는 지난 22일 간의, 길게는 몇 개월 간의 고군분투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마지막 집중유세를 각각 광화문 청계광장,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가졌다. 양측은 각각 "어게인 2002", "정권 심판"을 외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청계광장에서 '국민의 꿈이 이재명의 꿈입니다'이라는 집중 유세를 갖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집중유세 스타트를 끊은 것은 이 후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7시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저 이재명에게 기회를 주십시오"라며 "대한민국 운명과 우리 국민들의 미래가 달린 이 역사적인 대선에서 어게인 2002, 승리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주십시오"라고 한 표를 호소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은 지배자나 왕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서 일하는 대리인, 일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 나라 주권자 국민의 손으로 증명한 순간이 있었다"며 "우리가 광장과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던 이유가 무엇이냐,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을 지키자는 절박함이었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한 열망이었다"면서 5년 전 촛불 민심을 상기시켰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국민이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임을 이 곳 청계광장, 광화문에서 입증했다"며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는 공정한 나라, 모든 이들이 진정으로 자유로운 나라, 전쟁의 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 바로 그런 나라를 만들자는 간절한 염원 아니었냐"며 힘주어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청계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갖고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와 손을 맞잡고 청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저 이재명에게는 꿈이 있다"며 "억강부약 대동세상, 강자의 부당한 횡포를 억제하고 약자를 보듬어 함께 사는 나라, 억울한 사람도 억울한 지역도 없는, 생활고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단 한사람도 없는 나라가 저 이재명의 꿈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의 충실한 공복으로서 국민의 뜻을 따르고 용기와 결단으로 반드시 해내겠다"며 "국민이 원하는 일이라면 어떤 장애를 넘어서라도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이재명이냐 윤석열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운명과 우리 국민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국민께서 주권자의 유용한 도구로 저 이재명을 선택해 주면 김구 선생이 못다 이룬 자주독립의 꿈, 김대중 대통령이 못다 이룬 평화통일의 꿈을,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문재인 대통령이 꿈꾸고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화문 유세에서 "국민 주권이 온전히 실현되는 나라, 국민이 화합하는 새 나라에서 만납시다"라며 "그리고 그날 제 20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인사 드리겠다, 어떤 경우에도 국민과 함께 하겠다, 감사합니다"라며 연설을 마쳤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청계광장에서 '국민의 꿈이 이재명의 꿈입니다'라는 집중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이 후보의 광화문 유세는 가수 김민기 씨의 노래 '상록수'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끝났다. 이 노래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광고 영상에 쓰인 곡이다. 이날 합창에서도 노 전 대통령 목소리가 나왔다.

광화문 청계광장을 메운 지지자들은 플래시를 켜고 흔들면서 환호로 화답했다.

이날 유세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 민주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찬조 연설에 나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 유세가 오후 8시 넘어 끝난 가운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8시 30분 윤석열 후보의 집중유세가 펼쳐졌다.

윤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거듭 '정권심판론'을 부각했다.

윤 후보는 이날 시청 앞 광장에서 자리를 가득 메운 지지자들을 향해 "국민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 제대로 한번 바꿔보겠다"고 일갈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월 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내일, 대한민국이 승리합니다'라는 유세를 갖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는 "저는 어느 세력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다, 오로지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만 부채가 있다"며 "그래서 이것저것 볼 것 없이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이익만 쫓아 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여러분께서 불러주시고 또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많이 응원해 주셔서 이제 대장정의 마라톤이 거의 끝나간다"며 "이제 스타디움에 들어왔다. 여러분의 응원과 앞도적 지지로 이제 내일 결승선을 1등으로 끊게 도와달라"고 서울 표심을 공략했다. 

그러면서 "청렴한 사람은 부패한 사람을 경멸한다. 부패한 사람은 청렴한 사람 두려워한다. 그래서 부패한 사람 끼리끼리 갈라 먹고 노는 것"이라며 "이렇게 부정부패 한 사람들이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제대로 된 머슴 맞나"라고 민주당과 이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 후보와 민주당을 겨냥해 "권력이 부패하고, 권력이 자기들의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고, 권력이 국민들 속이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경제가 망한다"며 "민주당 정권 들어와서 더 심각해진 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 착오적 운동권 이념에 예속 돼서는 더이상 우리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제 우리들이 그동안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이 정권의 실체를 정확히 보시고 주권자로서의 심판을 해 달라"고 정권 심판론을 재차 부각시켰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월 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내일, 대한민국이 승리합니다'라는 유세를 갖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손을 맞잡고 청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아울러 윤 후보는 "국민을 속이고 민주주의를 망치는 부정부패는 지위고하, 니편 내편 없이 공정한 사법시스템으로 처리되게 하겠다"며 "민주당 정권은 지금 제가 국민 지지로 대통령이 되면 자기들의 180석으로 행정 못하게 발목 잡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저는 아무 걱정 하지 않는다. 주권자인 국민이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데 뭐가 겁날게 있겠나"며 "제 세력은 국민 주권자이신 국민 뿐이기 때문에 오로지 국민 이익 하나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윤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수천 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뜨겁게 환호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40대 부부는 "윤석열 후보하면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 아닌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께 충성하겠다는 윤 후보의 얘기가 가슴을 울렸다. 또, 청렴하고 깨끗한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윤 후보 지지를 내비쳤다. 

퇴근길에 윤 후보 마지막 유세를 보러 왔다는 30대 여성 두 명은 "윤 후보가 아직 정치 신인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기존 정치인들 보다는 청렴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강하다"며 "민주당은 겉으로만 공정을 외친다. 대장동 사건도 그렇고..."라며 "정권이 바뀌면 나라도 바뀌지 않겠나. 윤 후보가 우리 청년들이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이날 윤 후보의 마지막 유세에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정책본부장, 이준석 당 대표, '야권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함께 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다만 홍준표 전 대표는 마지막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월 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내일, 대한민국이 승리합니다'라는 유세를 갖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양 후보는 주요 도시를 거쳐 서울로 올라오는 유세를 펼쳤다. 서울 중심가에서 펼쳐진 집중유세전을 마지막으로 지난 22일 간의 선거운동을 마무리 했다.

하루나 이틀 뒤, 문재인 정부에 이어 어떤 정부가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9일 오후 7시 30분 투표 마감 후 개표가 시작되면 양측이 뜨거운 득표 릴레이가 펼쳐질 전망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워낙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새벽으로 넘어가서야 가려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