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15조원 상당의 적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거둔 것보다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뜻으로, 매출이 5조원 가량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한전 영업손실이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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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나주 본사/사진=한국전력공사 제공 |
한전은 제한적 연료비 연동제 시행 및 '재무위기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윤 당선인이 다음달 예정된 전기요금 인상을 백지화할 경우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두바이유, 브렌트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한 탓에 연료비 부담이 가중되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력도매가격(SMP)이 kWh당 200원 수준까지 오른 것도 악재로 꼽힌다. 이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지난달 육지, 제주 통합 기준 SMP는 196원으로 집계되는 등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임기 내에 발전량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60%대에서 40%대, 현재 80%인 석탄발전소 상한 제약을 50%로 낮추기로 한 공약도 전기요금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중단시켰던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고리 2호기를 비롯해 2030년 이전에 설계수명이 최초로 만료되는 원전들의 가동을 연장하는 등 원자력 비중을 30% 수준으로 유지하더라도 빈 자리를 비싼 발전원으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도 원전을 기저발전으로 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달 태양광과 풍력발전 정산단가는 각각 kWh당 195.1원·196.5원으로, 유연탄(155.0원) 보다 40원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탄값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지역분쟁이 해소되면 낮아질 여지가 있으나, 재생에너지는 땅값·에너지저장장치(ESS) 비용 등이 단가 하락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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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 석탄화력발전소/사진=연합뉴스 |
실제로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석탄발전 상한제약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 의무이행 비율 향상(7%→9%) △재생에너지 등 발전 및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으로 대체하는 것도 난항이 예상된다. 대구·청주·음성 등에서 추진 중인 LNG발전소들이 잇따라 주민 반대에 부딪히고 있을 뿐더러 국내외 한전 주주들이 입을 손실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환에 성공한다고 해도 LNG 정산단가(지난달 기준 kWh당 247.1원)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이는 1년 만에 140원 이상 오른 것으로, 65원 상승한 유연탄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빠르게 비싸졌다.
좌초자산이 발생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민간 석탄발전소를 폐지하는 것은 정부가 제시한 설비 운용계획과 다르다는 점에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재검토 등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보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됐지만, '원전 최강국 건설'을 기치로 내건 것에 반해 원자력 비중을 지금 보다 소폭 늘리는데 그치는 등 아쉬운 면이 많다"면서 "소형원자로모듈(SMR)도 임기 내에 상용화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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