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생명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 숫자가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들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단행하고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설립하는 등 외부 판매 채널을 강화하면서 전속설계사 조직이 축소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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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보험사들이 외부 판매채널을 강화하면서 전속설계사 수가 감소하고 있다. 사진=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전속설계사는 6만9580명으로 전년 동기 9만4387명보다 26.3% 감소했다. 1년 새 2만5000명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생보사 설계사 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15년 13만명에 육박했던 생보사 설계사 수는 2018년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2019년 9만명대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에는 4월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설계사가 자회사형 GA로 대거 이동하면서 7만명대로 줄어든 이후 7만 6월 7만2236명, 7월 7만1693명, 8월 7만972명, 9월 7만858명으로 줄어들더니 10월에는 6만9901명으로 7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한화생명의 경우 2020년 11월 1만9925명으로 설계사가 2만명 가까이 있었으나 지난해 11월 2107명으로 89.4%(1만7818명)나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은 3626명에서 114명으로 96.9%(3512명) 감소했다.
지난해 4월 한화생명은 자사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2만명의 전속설계사를 이동시켰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 3월 전속설계사 3300여명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켰다.
이밖에 푸르덴셜생명, DB생명, NH농협생명, 삼성생명 ABL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DGB생명 등 대부분의 생보사들도 설계사수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수의 설계사들이 회사를 옮기거나 영업현장을 떠난 것이다. 특히 보험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GA로 이직이 늘면서 보험 인력 구조의 변화가 앞당겨 지고 있다.
GA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생보사들은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전속설계사를 이동 포진시켜 경쟁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생명, ABL생명 등도 자회사형 GA를 보유하고 있다.
GA는 보험사와는 독립된 별개의 판매모집 조직으로 한 보험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GA 설계사는 특정 보험사 상품만 모집할 수 있는 전속설계사와 달리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갖고 영업을 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결국 GA로 판매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모집조직의 대형화와 매출 집중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보험사들의 제판분리 바람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운용에 집중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판분리는 설계사의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선순환 구조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GA 시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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