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업단 4월 15일부터 공사중지 예고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또다시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조합과 공사비 증액 문제로 빚어진 갈등으로 시공사업단은 오는 4월 공사를 중지할 것을 예고했다.

   
▲ 둔촌주공재건축현장 시공사업단이 발송한 '둔촌주공재건축 조합 사업추진지연에 따른 공사중단 예고 안내' 공문./사진=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15일 조합에 따르면 둔촌주공재건축현장 시공사업단은 지난 14일 강동구청 주택재건축과장,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북부지사장에 '둔촌주공재건축 조합 사업추진지연에 따른 공사중단 예고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둔존주공재건축현장 시공사업단은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으로 구성됐다.

시공사업단은 공문을 통해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의 사업추진 재원 마련 지연 및 현재 공사 수행 근거인 2020년 6월 25일 체결 공사 계약서의 부정 등 다수의 조합 귀책 사유에 따라 공사중단 예고를 안내한다"고 밝혔다. 

시공사업단은 조합이 지난 2020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수용 갈등을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집행부 전원 해임 및 2021년 신집행부 선임 이후 현재까지 일반분양 등을 통한 사업 추진 재원 마련을 상당 기간 지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합이 시공사업단의 공사수행 근거인 2020년 6월 25일 체결한 공사 계약서를 인정하지 않으며 2016년 10월 18일 체결한 공사계약만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등 공사를 지속하는 근거를 부정해 공사 중단이 부득이하다는 것이 시공사업단의 입장이다.

국내 최대 규모라 불리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은 최고 35층, 1만2032가구 규모의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프레'를 짓는 사업이다. 이 중 일반분양 4786가구에 대한 일반분양가와 공사비를 두고 갈등이 지속되며 사업 추진이 지연돼왔다.

조합과 시공사는 지난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원으로 공사비를 의결한 후 지난해 6월 약 5200억원 증액한 3조2000억원대로 계약을 변경했다. 당시 조합장은 계약서를 작성한 날 해임됐으며 현 조합은 해당 시기 작성된 계약서와 5200억원 증액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사업단은 "2020년 2월 실착공 후 약 2년 이상 1원 한푼 받지 못하고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외상공사를 하고 있으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보증한 약 7000억원의 사업비 대출 조차 조합의 사업 추진 지연으로 인해 대부분 소진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의 마감재 고급화라는 명분하에 일방적인 설계변경 요구, 마감재 승인 거부 및 지연 특정자재, 업체 선정요구 등에 따른 추가 공사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지 전경./사진=이다빈 기자


시공사업단은 이와 같은 이유의 계약이행 독촉 및 공사중단 최고 내용증명을 지난달 11일에도 발송하는 등 총 3차례에 걸쳐 조합에 공지했다. 시공사업단은 공사중단 최고 통보 이후 60일이 경과한 오는 4월 15일부터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과 관련한 일체의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다. 

시공사업단의 공사중지 예고에 대해 조합은 '일방적인 공사중단은 계약 위반 사안'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사비 관련 구체적인 논의의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어 사업 지연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둔촌주공아파트 조합원 A씨는 "조합은 공사지연 및 중단 등 시공사와 분쟁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으며 조합원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있다"며 "입주 지연과 공사 중단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피해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 공사중단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 걱정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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