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픽스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한달 새 또 올랐다.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만에 인상된 데 따른 영향이다. 지난달 코픽스는 2019년 6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 사진=김상문 기자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픽스가 인상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잇따라 올랐다. 신규 취급액 기준 KB국민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3.46~4.96%에서 3.52~5.02%로 조정됐다. 우리은행 주담대는 3.79~4.80에서 3.85~4.86로, 농협은행은 연 3.42~4.32%에서 3.48~4.38%로 인상됐다.

전날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월 기준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70%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인상됐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1.44%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올랐고,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는 1.13%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여기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과 결제성자금 등이 추가된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 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잔액 기준보다 시장금리 변동을 신속하게 반영된다.

대출금리는 앞으로 금리 상승세에 맞물려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시장에 지속적인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앞서 한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지만, 다음달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장에선 현재 연 1.25% 수준의 기준금리가 올해 2.0%까지 인상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한은이 지난달 24일 개최한 '2022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 금통위원은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 수준과 높은 유동성 증가세 지속 등은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상당히 완화적임을 시사한다"며 "지금과 같은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시기에 적정한 속도로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후 더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게 돼 이 경우 경기와 금융시장에 보다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향후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의 동향, 국내 경기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정 시점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1월과 비교하면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커졌으나, 작년 이후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물가의 상방리스크는 더 증가했다"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상회하는 등 금융불균형은 여전히 주의를 요하는 수준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해가는 방향으로 금리를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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