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환보유액 중 절반 사용 못해...정부와 기업 연쇄 부도 전망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러시아가 서방의 초강력 제재로, 국가 부도(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제재로 러시아는 외환보유액 중 절반을 사용하지 못하는 처지로, 달러 결제가 안 될 경우 러시아 루블화로 결제할 방침인데, 서방은 이 경우 디폴트로 간주할 방침이다.

러시아가 디폴트로 가는 첫 번째 분수령은 16일이다. 

러시아는 2건의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해 1억 1700만달러(약 1450억원)의 이자를 이날까지 지급해야 하며,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있다.

3월 중 7억 3000만 달러의 이자를 갚아야 하고, 4월에는 원금 20억 달러와 이자 1억 3000만 달러의 지급일이 돌아온다.

   
▲ 러시아 루블화/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달러화 국채 이자를 루블화로 상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가 달러화 국채 이자를 루블화로 지급할 경우, 유예기간 30일이 지나면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14일 밝혔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같은 입장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같은 날, 러시아가 이자 상환에 실패하거나 미 달러화가 아닌 루블화로 지급한다면, 러시아 정부와 가스프롬 루크오일, 스베르방크 등 주요 기업들의 외화 부채에 대한 연쇄 부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64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이 있지만, 그 중 3000억 달러 가량은 사용할 수 없다.

러시아 정부와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 시, 국제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우려된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금융위기 때 루블화 국채의 디폴트를 맞았고,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해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했으며, 당시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았다.

그 여파로 미국의 헤지펀드였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가 대규모 손실을 보고, 결국 파산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러시아로 인해 새로운 세계적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아니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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