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예치 후 매일 이자받으면 세후 85만 6천원 이자…타행보다 1만원 많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은행권 최초로 수시입출금통장에 예치된 돈을 '일복리'로 계산해 매일 이자를 지급한다. 기존 은행권이 수신에서 제공하던 '월복리'를 개편한 셈이다. 

1억원을 예치하면 매일 세전 약 5400원의 이자를 받는 셈인데, 기존 '공급자 중심'의 경험을 뒤집어 돈을 맡긴 고객이 주체가 되도록 발상을 전환했다는 후문이다. 

   
▲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은행권 최초로 수시입출금통장에 예치된 돈을 '일복리'로 계산해 매일 이자를 지급한다./사진=토스뱅크 제공


16일 토뱅은 이날부터 매일 한 번씩 고객들이 원할 때 즉시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개편했다. 국내 은행권 중 고객이 원할 때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실행에 옮긴 것은 토뱅이 처음이다. 

대상은 '토스뱅크통장'을 보유한 고객이다. 토뱅통장은 세전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최대 한도 1억원까지 2%의 금리를 제공하며, 1억원을 초과하면 0.1%의 금리를 적용한다. 

고객은 토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지금 이자 받기' 클릭 한 번으로 매월 한 차례 지급되던 이자를 매일 받을 수 있게 됐다. 고객이 희망하면 매일 이자를 받을 수도 있고, 기존처럼 매월 받을 수도 있게 된 셈이다. 

   
▲ 토스뱅크는 16일부터 수시입출금통장에 예치된 금액(1억원 이하 기준)에 연 2%의 금리를 적용해 매일 이자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사진=토스 애플리케이션 캡처


가령 고객이 5000만원을 토뱅통장에 예치하고, '지금 이자받기'를 매일 클릭하면 일복리 효과가 발생해 1년 누적기준 세후 85만 6287원의 이자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반대로 기존처럼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일할 계산된 월이자를 받으면 1년 누적기준 85만 390원을 받게 된다. 월복리 효과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고객이 매일 받기를 노력하면 최종적으로 약 6000원에 달하는 차익을 누릴 수 있다. 돈을 많이 보관할수록, 또 이자를 매일 받을수록 유리하다는 게 토뱅 측의 설명이다. 

타행의 경우 2% 정기예금을 예치하면 1년 뒤 세후 84만 6000원의 이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짠테크족'(짜다+재테크)들에게 유익한 재테크 수단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자는 최소 1원 이상일 경우 받을 수 있으며, 출금도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토뱅 관계자는 "매일 이자를 받으면 잔액 기준으로 스노우볼링(snow balling)이 되는 만큼, 누적액만큼 (이자가) 쌓이게 된다"며 "매일 (이자를) 받는 게 '짠테크족'에게는 훨씬 이득이다"고 설명했다.

   
▲ 토스뱅크는 16일부터 수시입출금통장에 예치된 금액(1억원 이하 기준)에 연 2%의 금리를 적용해 매일 이자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은 이자를 수령한 직후의 모습./사진=토스 애플리케이션 캡처


다만 현행 2%의 금리는 추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도 불구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입출금통장 금리가 주요 은행권 중 독보적인 만큼, 당장 금리를 올리는 건 무리라는 계산이다. 

토뱅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예고돼 있지만, 기존 금리 체계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내부적으로 (금리인상을) 검토해보겠지만, 수시입출금통장은 타행도 큰 변동이 없어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자 혜택과 더불어 언제든지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통장이라는 점도 고객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통상적으로 고객들은 액수에 상관 없이 은행이 정한 날짜에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급히 돈이 필요해 예·적금 상품을 해지해야 하는 경우 '중도해지' 등의 사유로 약정된 금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토뱅은 수시입출금 상품만 제공하는 만큼, 일시 인출에도 금리 불이익이 없다. 

토뱅의 이번 시도는 기존 은행권의 '묻지마'식 질서에 대한 의문에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한 달에 한 번, 정한 날짜에만 이자를 지급하는 게 지극히 '공급자 중심의 관점'이라는 평가다. 

특히 고객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대출이자는 하루 단위로 납부하는 반면, 돈을 예치할 경우 규모에 상관 없이 은행이 정한 날짜에만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현실이 모순적이라는 시각이다. 

토뱅 관계자는 "고객들이 기존 금융관행에 익숙해진 상황이지만 올바른 건 아니라고 본다"며 "기획과 개발에만 수 개월을 쏟아부은 결과가 공급자 중심의 금융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어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토뱅은 올 연말까지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운영할 방침이지만, 추후 안정화 과정을 거쳐 상시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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