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회사들이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에 최근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던 홍콩·중국 증시가 다시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위기도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단, 일각에선 아직까지 위기에서 완벽하게 탈출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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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던 홍콩·중국 증시가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위기도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중국 증시가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 ELS 투자자들도 위기를 넘긴 모습이다. 지난 16일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08% 오른 2만87.50에 거래를 마쳤고, 이날 오후까지 약 6%가 더 올라 2만1250 수준까지 상승했다.
최근 홍콩지수 흐름이 관심을 받았던 것은 한국 증권사들이 발행한 홍콩 지수 관련 ELS 투자자들의 손실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지수 급락에 따라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진 상태였지만, 급반등으로 손실 가능성은 다시 줄어들고 있다.
지속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홍콩H지수(HSCEI)다. 이 지수는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올해 들어 23.7% 하락한 6123.94까지 떨어지며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전 세계 주요 증시 지수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 증권사들이 HSCEI 연계 ELS를 지수가 급락하기 전 시점인 작년 상반기에 대규모로 발행했다는 점이다. 홍콩H지수는 지수형 ELS 발행을 할 때 S&P500, 유로스탁스에 이어 3번째로 많이 활용되는 지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발행된 HSCEI 연계 ELS 규모는 19조원인데 이 중에서 상반기에만 약 12조원 규모가 발행됐다. 국내 업계는 HSCEI가 600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원금손실 구간(knock-in)에 진입하며, 5500 아래로 하락할 경우 본격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지수 반등으로 위기는 한 국면을 넘겼지만, 위기가 아직 완벽하게 끝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증권사들은 운용 포지션을 보수적으로 전환해 하락 대비 옵션 등 파생상품을 많이 활용하고 있고 활용하고 있는 지수가 홍콩 H지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큰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일 H지수 반등으로 위기는 넘겼으나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1년 사이 전체 증권사가 발행한 ELS발행금액은 44조7000억원이며 이 중 홍콩 H지수를 활용해 발행된 ELS 발행금액은 총 16조9000억원”이라며 “과거 대비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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