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석유수입 금지 검토...예멘 반군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동안 반락하던 국제유가가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산 원유 수입금지 검토 뉴스에다,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을 공격했다는 소식에 재차 급등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7.42 달러, 7.1% 급등한 배럴 당 112.12 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8일 이후 거의 2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북해 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 당 115 달러로, 약 7% 오른 값으로 거래됐다.

   
▲ 유전지대/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EU가 러시아 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증폭됐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EU가 러시아에 대한 5차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기에 러시아 산 석유 수입 금지가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열린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리투아니아와 아일랜드가 러시아 산 에너지 제재 방안을 찬성했으나, 독일과 네덜란드 등의 반대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 원유 수입을 금지했지만,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는 여기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EU는 원유 수입의 30% 가량을 러시아 산으로 채우고 있으며, 디젤의 경우는 무려 80%에 달한다. 또 천연가스는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재너 스트리터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원유 수입 금지가 한 번 더 논의될 것"이라며 "네덜란드와 독일이 러시아 원유와 경유 수출의 4분의 1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석유수출국기구 및 주요 산유국(OPEC+) 국가의 원유 수요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산 수입을 금지할 경우, 다른 곳에서 대량으로 원유를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로, 추가로 시장을 긴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예멘 반군이 사우디 홍해 연안 도시 얀부의 국영 아람코 석유시설을 동시 다발적으로 공격한 것도, 공급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에 대해 사우디 외무부 관리는 국영 SPA통신을 통해 "세계 원유 시장 불안은 예멘 반군의 악의적인 공격 때문"이라며 "사우디는 추가 증산을 포함, 가격 불안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