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문화재단은 오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112주기를 맞아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소장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가족사진첩 1점과 유묵 2점 등 유물 보존처리를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삼성문화재단은 안중근 의사의 나라와 국민에 대한 사랑, 평화에 대한 사상을 후세들에게 전하자는 숭모회의 뜻에 공감해 리움미술관을 통해 보존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물의 보존처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문화재단이 독립문화유산의 보존처리를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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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의사의 가족 사진 /사진=]삼성문화재단 제공 |
지난 8월 삼성문화재단은 '안중근의사숭모회', '안중근의사기념관'과 함께 안 의사의 유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보존처리가 필요한 유물 3점을 선정해 숭모회로부터 지난 1월 13일 인수받았다. 삼성문화재단은 '안중근의사기념관'과 보존처리 방법과 범위를 협의하며 이달부터 보존처리 작업을 시작했고, 내년 3월까지 보존작업을 마친 후 '안중근의사숭모회'로 인계할 예정이다.
보존저리 작업에 들어간 사진은 '안중근 의사가 사랑한 부인 김아려 여사와 두 아들의 가족사진'이다. 빛바랜 사진 속에는 혹한의 뤼순감옥에서 안중근 의사가 마지막까지 가슴에 품고 그리워했던 가족들의 얼굴이 있다. 한복을 입고 앉아 있는 부인 김아려 여사 옆에 큰아들 분도가 서있고, 작은아들 준생이 무릎에 안겨있다.
안 의사가 하얼빈 의거 직전에 동지 정대호에게 부탁해 부인과 두 아들이 하얼빈에 왔지만 안타깝게도 의거 다음날(10월 27일)에 도착해 가족 상봉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당시 이들을 수상히 여긴 일본 경찰이 일본 총영사관으로 연행해 조사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은 안중근 의사의 통역관이었던 ΄소노키 스에요시΄가 사형이 언도된 안 의사를 안타깝게 여겨 손수 마련한 비단 사진첩에 담아서 전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소노키’가 보관하고 있던 것을 일본의 한 소장가에 의해 2020년에 한국으로 반환됐다. 현재 사진첩은 연결부가 끊어져 분리되고 모서리 부분이 많이 닳고 해진 상태다. 다행히 사진은 상태가 양호해 사진첩의 손상 부분을 수리해 최대한 원래 모습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유묵 ‘천당지복 영원지락(天堂之福 永遠之樂)’은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쓴 글이다. ‘천당의 복은 영원한 즐거움이다’ 라는 뜻으로 안 의사의 천주교에 대한 깊은 신앙심이 베어 있는 작품이다. 최초 소장자는 불명확하며 안 의사의 가족사진첩과 함께 2020년에 한국으로 반환됐다.
΄지사인인 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은 ‘높은 뜻을 지닌 선비와 어진 사람은 옳은 일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라는 의미로 재판장에서 독립의 신념과 동양평화를 외치며 많은 사람을 감격시켰던 안중근 의사의 의연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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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이 유묵의 족자 하축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문화재단 제공 |
유묵 2점은 작품 종이와 장황천(족자의 주위를 꾸미는 천)의 불균형으로 인해 꺾여고, 우글쭈글해진 상태이다. 일본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지금의 노후된 장황을 작품의 가치를 높이고 보존에 적합한 천연소재의 장황천으로 교체한다. 작품 종이는 리움미술관에서 직접 만든 고풀(동양 고서화의 보존처리에 사용하는 접착제로 10년 이상 항아리에서 발효시킴)로 배접해 꺾임과 우는 현상을 완화할 예정이다. 그리고 유묵을 오랫동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굵게말이축과 오동나무상자도 새롭게 제작한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삼성문화재단이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과 평화사상을 많은 사람들에 알리는 의미 있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앞으로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립문화유산 등을 보존해 다음세대에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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