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 안보 전문가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로 이전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대신 국방부와 국립중앙박물관 사이의 반환되는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영빈관을 신축하자고 제안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3일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것보다 반환되는 용산공원에 신축하는 것이 바람직한 5가지 이유 참고자료’를 통해 “앞으로 50년 이상은 또다시 이전할 필요를 느끼지 않도록 여야의 초당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 절대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바꿀 수 있다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훨씬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또한 “취임 전 구체 계획과 일정표를 확정할 수 있다면 청와대에 들어갔다고 해서 나오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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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0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이전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3.20./사진=인수위 제공 |
특히 “국방부 청사 이전을 피할 경우 국방부와 합참 공간을 합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휘통신체계의 혼란과 군사기밀의 파기, 갑작스러운 인사 배치와 이동으로 인한 군 지휘부의 불만과 사기 저하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로 이전하지 않을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먼저 “대통령과 국방장관, 합참의장이 지나치게 좁은 공간 안에 모여 있어 전시에 대통령과 군수뇌부가 동시에 타격을 받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 이전 및 국방부 청사 리모델링, 합참 이전에 들어갈 비용만으로도 반환받는 용산부지에 국격에 상응하는 세련되고 소통에 적합한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영빈관을 새로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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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공원 반환지 구역도./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
또한 “대통령이 차로 관저에서 집무실까지 출퇴근하지 않아도 된다면 출퇴근 시간에 국방부 앞 도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면서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한 공간 안에 있다면 긴급사태 발생 경우 대통령과 참모 간 소통의 문제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지난 2월에 열린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장간 협의에서 미국측은 메인포스트 2개 구역과 사우스포스트 1개 구역 등 총 16만5000㎡를 추가 반환하고, 올해 상반기 안에 전체 면적의 4분의 1가량인 50만㎡까지 반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많은 대통령 후보들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의 정부중앙청사로 이전하려고 했던 것은 대통령과 참모, 대통령과 직원들을 단절시키는 청와대의 공간적 문제 때문이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공간에서도 노태우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관한 한 야당과의 협치를 모색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 어느 때보다 참모들과 활발하게 토론을 벌였고, 당시 국가안보실도 전문가들과 활발하게 접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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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정 센터장은 이번에 “대통령 집무실이 새로 필요하니까 군의 핵심 지휘부와 매우 민감한 군사시설들이 들어가 있는 국방부 청사의 공간을 20일 정도의 매우 짧은 기간 내에 비우라는 것은 매우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국방부 청사나 합참 청사의 이전은 그 청사 내의 매우 민감한 군사장비의 재설치와 인력의 재배치 등 많은 것을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군사적 필요와 효율성을 기초로 결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직 대통령만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당선인이 그와의 사전 협의와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결정 내리고 강요하는 것은 월권적인 태도이다. 현직 대통령이 5월 9일까지는 청와대에서 국정을 관장하게 되어 있는데 당장 5월 10일 청와대를 국민에게 드리겠다는 약속은 현 대통령을 ‘식물 대통령’으로 간주하는 것”이라는 일침도 내놨다.
마지막으로 정 센터장은 “다른 용도로 만들어진 건물에 들어가서 대통령이 불편하게 적응하기보다는 대통령 집무실의 용도에 적절하게 건물을 신축하고, 그 과정에서 여야가 긴밀하게 협의하고 소통하는 것이 바람직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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