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될 것 같았는데 당황…거짓말하면 다 공개할 것"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23일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태국장을 임영한 것과 관련해 "당선인 쪽에서도 이 국장의 의사를 확인했다 들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은 총재 후보 추천 과정에서 협의가 없었다는 인수위 측의 주장에 대해 "선물이 될 것 같았는데 당황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행 총재 이름이 언론에 많이 나오길래 (이 후보자를 포함해) 두 사람을 물어봤고, (인수위 측이) 이 국장이라고 해서 (지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장제원 윤석열 당선인의 비서실장은 이날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은 총재 인사 과정에서 협의나 추천이 없었다며 "동의할 수 없는 인사"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장 실장과 협의 과정에서 이 국장의 인사검증 여부를 질문하기도 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검증했냐고 물어보길래 검증은 과거 금통위원 후보 거론될 때 검증한 게 있어서 문제 없더라(고 답했다)"며 "당선인 쪽에서도 이 국장에게 할 의사가 있느냐는 확인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인수위측의 본심을 알 수 없다며 답답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 청와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이 관계자는 "오늘 발표한다고 했더니 본인(장제원 실장)은 합의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했고, '사람이 바뀌었다' '딴 사람 할 것'이란 주장도 했다"면서 "또 하나는 '패키지로 해야지 왜 이것만 하냐' 등 (반응이) 세 가지가 섞여서 뭐가 진심인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한 이 국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 인수위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보수 쪽에 가까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쪽 인사를 원하는 대로 해주면 선물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계기가 되어 잘 풀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진실공방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자꾸 그렇게 거짓말하면 (청와대측도) 다 공개할 것"이라며 인수위에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청와대의 인사 원칙은 '대통령 재임 중 하되 내용은 당선인 측과 충분히 협의한다'는 것이라"고 원칙을 강조했다.

이어 "인사도 저희가 문 대통령 임기 중에 인사권을 행사해서 사인을 한다는 것이지 우리사람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두 분이 빨리 만나는 게 좋은 것 같고, 나머지 세 자리는 빨리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세 자리'란 역시 임명이 필요한 감사위원 2자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자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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