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 기자간담회서 '윤석열 공약' 반대…인수위 "퇴임할 장관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는 24일 오전 9시 30분으로 예정된 법무부 업무보고를 전격 유예, 연기하고 나섰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 개혁 공약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에 대한 경고성 조치다.

전날 박범계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예산 편성권 부여 등 공약에 '반대' 의견을 냈다.

   
▲ 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오전에 예정돼 있던 법무부 업무보고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른 시간에 법무부에 업무보고 일정의 유예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서 40여일 후 정권 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검찰청법 제8조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는 공약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윤 당선인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은 청와대와 여당이 법무부 장관을 매개로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국민을 위해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의 예산 편성권 부여 공약 또한 검찰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직접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이 묻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변수가 있는것 같다"고만 말하고 말을 아꼈다.

분과 인수위원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을 만나 "업무보고 연기는 전적으로 인수위원들이 협의해 결정된 것"이라며 "윤 당선인 의중과는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의원은 "일정을 조정해 다음주 화요일(29일) 전 법무부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법무부가 내부적으로 숙의를 거쳐 윤 당선인 공약에 대한 입장을 다시 정리할 것"이라며 "화요일(29일) 안에 다시 한번 보고 받으면서 그 입장을 확인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숙의는 법무부 내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