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높은 금리를 바탕으로 인기를 모으며 시장 진출 3년여 만에 수신 잔액 20조원을 돌파했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한 32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잔액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3조4000억원) 대비 7조5000억원(56%) 증가한 수치다.

   
▲ 사진=미디어펜


2018년 10월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으로 저축은행 정기예금도 퇴직연금 운용대상에 편입됐다. 이후 저축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퇴직연금 잔액은 2018년 1조2558억원(23개사), 2019년 6조7848억원(27개사), 지난해 13조4692억원(28개사)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저축은행 수도 2018년 23곳에서 지난해 32곳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저축은행이 운영하는 퇴직연금 상품은 총 280개다.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안정성 덕분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확정급여(DB)형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3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3.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드림저축은행의 3년 만기 정기예금이 연 2.90%, 유안타저축은행 3년 만기 정기예금 2.82%, 드림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2.80%, SBI저축은행 3년 만기 정기예금 2.80% 순이었다.

저축은행은 또 원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 예·적금에 넣는 퇴직연금 한도는 저축은행 한 곳 당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 이하로 제한된다. 5000만원 이상의 돈을 저축은행 예·적금으로 운용하고 싶다면 여러 저축은행에 각각 5000만원 이하로 넣으면 된다.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을 운용할 예정이라면 사실상 DC형과 IRP에 적용되는 약정이율만 따지면 된다. DB형은 회사가 금융사에 퇴직연금을 위탁 운용해 직장인이 특별히 신경 쓸 일은 없다. 반면 직장인이 직접 운용하는 DC형이나 퇴직금과 별도로 추가로 적립해 운용하는 IRP의 경우 퇴직연금 운용사에서 어느 저축은행의 상품을 취급하는지, 해당 상품별 수익률이 얼마인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1년 짜리 보통예금이율은 1%대로 낮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2%대”라며 “안전성이 보장되는 건 같지만 수익률은 저축은행이 더 높기 때문에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저축은행의 예금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 운용으로 기존 영업점, 비대면 채널 외에 수신기반이 확대돼 예금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예금금리를 더 낮춰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도 있고 고객층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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