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연간 운영자금 50억원~60억원 소요, 비용부담 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한새 프로배구단의 운영 번복으로 신뢰에 금이 간 우리카드, 금융회사의 스포츠단 운영도 미생이 존재했다. 중소형 금융회사의 자금사정 탓에 날 수 없는 한새로 추락할 뻔한 지독한 경험을 체험했다.

일부 다행인 것은 우리카드가 다시 프로배구단을 운영키로 재발표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스포츠마케팅이라는 허울 좋은 이미지를 끌고 가기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보릿고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달 31일 비용부담 등을 이유로 프로배구단 임의탈퇴 의사를 밝혔던 우리카드가 임의탈퇴를 철회하고 계속 운영하기로 결정했다./KBS뉴스화면 캡처.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 20133월 드림식스 프로배구단을 인수하고 8월 공식 출범했지만 우리카드의 프로배구단 인수는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13년 인수 당시 우리카드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수장이 이팔성 회장에서 이순우 회장으로 교체됐다. 신임된 이순우 회장은 우리카드가 프로배구단을 인수, 운영할 여력이 있느냐는 의문을 갖고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카드의 프로배구단 인수는 물 건너갈 위기에 놓였었다.
 
그러나 인수를 하지 않을 경우 서울연고지 입성금 등 인수비용 40억원과 위약금 20억원을 내야할 상황에 놓였고 여론 등에 떠밀려 배구단 인수를 다시금 확정했다.
 
2년 정도를 프로배구단 구단주로 이끌어오던 지난달 31일 우리카드는 다시 백기를 들었다. 회사가 감당하기 힘든 비용부담 때문이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입장료 수익이나 중계료 수익 등도 얼마 안 돼 유지정도이거나 오히려 적자인 상황으로 수익성으로 기대한 다기 보다는 브랜드 관리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충분히 크면 프로구단 운영하는데 무리가 없었겠지만 우리카드는 출범한지 2년 밖에 안 돼 규모가 크지 않아 연간 50억원~60억원에 달하는 프로배구 운영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운 측면이 있다""타 배구단을 인수한 기억들을 보면 연간 순이익 2000억원~3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곳으로 여력이 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 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91억원으로 신한카드 6352억원, 국민카드 3327억원, 삼성카드 3042억원, 현대카드 2235억원 등 다른 전업계 카드사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현재 프로배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금융사인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등과 비교했을 때도 차이가 크다. 지난해 삼성화재는 당기순이익 7966억원으로 집계됐고 LIG손해보험 1393억원을 기록한 바있다.
 
이처럼 비용부담을 느끼고 임의탈퇴 의사를 밝혔던 우리카드는 지난 6일 한국배구연맹 요청 등으로 회원사 탈퇴 입장을 또다시 번복하고 배구단 운영을 계속하기로 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비용부담으로 인해 배구단 임의탈퇴를 하기로 했고 KOVO에서 위탁운영을 통해 새로운 스폰서를 잘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스폰서를 해줄 곳이 없어 점점 해체방향으로 흘러가 2년간 쏟아 부었던 것들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고 이미지도 더욱 나빠질 것이 우려돼 계속하자고 결정내린 것"이라고 번복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배구단 운영에 대한 입장을 여러 번 번복하고 팀의 주축으로 여겨졌던 신영석 선수 트레이드해 운영자금으로 쓰고 이 사실을 숨긴 채 매각을 추진하는 등 신뢰도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뢰산업이라는 금융권이 이처럼 신뢰를 버리면서까지 스포츠단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 그리고 그 고민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