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최종예선을 패배로 마무리하자, 작심하고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9일 밤 10시 45분(이하 한국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마지막 10차전에서 0-1로 졌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UAE에 16년 만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 경기 패배로 한국은 7승2무1패, 승점 23점으로 조 2위로 최종예선을 마무리했다. 이란이 최종전에서 레바논을 2-0으로 꺾고 승점 25점이 돼 조 1위에 올랐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이 UAE에 패한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황인범, 조규성 등 상당수 대표팀 자원이 부상, 코로나19 확진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골 결정력이 떨어졌고 황희찬, 황의조의 슛이 골대를 때리는 불운도 있었다. UAE의 역습에 수비가 뚫리는 한 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진 아쉬움도 있었다. 

전력의 핵심인 유럽파 선수들의 피로 누적에 의한 체력 저하도 패배의 주요 원인이었다. 손흥민 등은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장거리 이동을 해 9차전 이란과 홈경기(24일) 열전을 치렀다. 다시 중동으로 이동해 UAE전에 출전했으니 시차 적응 문제도 있고 체력이 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 선수들에게 강한 질타를 했다. 그는 "오늘 보여준 것이 이전까지 해왔던 모습은 아니었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고 지적하며 "오늘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력과 태도 등 모두 실망스러웠다"고 강한 어조로 쓴소리를 내뱉었다.

벤투 감독은 "오늘 경기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다시는 이런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월드컵(본선)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선수들의 정신력 재무장을 촉구했다.

벤투 감독은 "저부터 책임이 있다"면서 경기를 지휘한 감독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오늘처럼 축구를 하고 싶은지, 아니면 5일 전(이란전 2-0 승리)처럼 하고 싶은지는 모두가 생각해봐야 한다"며 육체적으로 힘들더라도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어야 강한 팀이 된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의 성과를 낸 벤투호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이다. 벤투 감독의 이례적인 선수들에 대한 질책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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