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들이 소액 신용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 신용대출은 300만원 한도 내에서 판매되는 상품으로, 주로 저신용자들이 이용한다. 이에 취약 차주들의 급전 창구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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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총 대출 잔액은 100조5598억원으로 전년보다 29.5%나 늘어난 반면, 소액 신용대출은 8990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하는데 그쳤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은 집계가 시작된 2008년 2분기 374억원으로 시작해,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16년 1분기 1조 1449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2016년 2분기부터 감소세가 시작되면서, 지속해서 줄어드는 모습이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대형사들 위주로 소액 신용대출을 빠르게 축소했다. 특히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소액 신용대출 잔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총대출 잔액은 10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9768억원) 대비 29.8% 증가했으나, 소액 신용대출 잔액은 1973억원으로 전년 동기(2568억원) 대비 2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웰컴저축은행의 총대출 잔액은 5조161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925억원)보다 47.8% 급증했으나, 소액 신용대출 잔액은 1093억원으로 전년 동기(1283억원)보다 14.8% 줄었다.
이는 성장시킬 수 있는 폭이 정해져있는 데다, 법정 최고 금리가 인하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저축은행들이 리스크가 높은 소액 신용대출 대신 중금리 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일반 신용대출보다 높은 대신 대출이 빠르게 이뤄져, ‘급전 대출’이라고도 불리는 소액 신용대출은 연체율이 높은 편이다.
OK저축은행의 경우 2020년 말 6.55%에서 지난해 말 7.77%로 1.22%포인트, 웰컴저축은행은 5.23%에서 5.55%로 0.32%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이로 인해 저신용자들이 설 곳이 줄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가계 신용대출 전체 취급액이 3억원 이상인 저축은행 39개 중 지난 2월말 기준 신용평점 600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곳은 모두 8개사로 집계됐다.
전체 79개사 중 지방 소재의 39개사는 이미 모든 신용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올해는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14.8%로 지난해 21.1% 대비 크게 낮아졌다.
또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채무 만기·이자 유예 조치가 오는 9월까지 추가 연장됨에 따라, 각 저축은행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차주 관리에 나서면서, 소액 신용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3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등 다른 대출보다 심사가 타이트하지 않아, 긴급자금대출로 쓰이면서 리스크가 높은 고객이 많이 찾고 있어, 이를 확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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