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 도전이 2년 연속 불발되면서 미국 3대 대중음악상(빌보드·아메리칸뮤직어워드·그래미 어워드) 그랜드슬램 달성은 이뤄지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은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개최된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지난 해 발매한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이 부문 트로피는 도자 캣·시저의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에게 돌아갔다. 

방탄소년단은 수상자 호명 후 도자캣과 시저를 향해 아낌없는 기립 박수를 보냈고,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격려했다. 이들은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축제 자체를 즐기는 글로벌 스타의 여유를 보여줬다.

   
▲ 방탄소년단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사진=Mnet '그래미 어워드' 생중계 캡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베스트 뉴 아티스트' 등 제너럴 필즈로 통하는 그래미 어워드 4대 본상에는 속하지 않지만 매년 쟁쟁한 후보가 오르는 의미있는 상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해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 이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다. 당시 트로피는 팝가수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에게 돌아갔다. 

올해는 방탄소년단의 '버터'와 도자 캣·시저의 '키스 미 모어',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의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I GET A KICK OUT OF YOU), 저스틴 비버·베니 블랑코의 '론리'(LONELY), 콜드플레이의 '하이어 파워'(HIGHER POWER)가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 방탄소년단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은 아시아권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수상을 노렸으나,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후보에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수상 여부와 별개로 이들이 새로운 기록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방탄소년단은 보수적 색채가 강한 그래미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이들은 2019년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 시상자로 초청 받았고, 이듬해인 2020년에는 릴 나스 엑스의 공동 퍼포머 자격으로 무대를 펼쳤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 사전 녹화한 무대 영상을 공개하고 단독 퍼포머로 나섰다. 올해는 '버터'로 그래미 무대를 장악했다. 

미국 3대 대중음악시상식 중 하나인 그래미 어워드는 최고 권위를 자랑지만 백인중심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으로 꾸준히 지적받고 있다. 더욱이 그래미는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 회원 투표로 후보와 수상자를 결정한다. 이로 인해 배타성, 불공정성 등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은 4년 연속 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여기에 세 번의 무대와 두 번의 후보 지명을 이끌어내며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 해 그래미의 보수적 색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확대될 수 있었던 것도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위상이 커진 덕분이다. 

   
▲ 방탄소년단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사진=레코딩 아카데미(Recording Academy), CBS 제공


방탄소년단은 이미 빌보드와 아메리칸뮤직어워드를 석권했다. 이들이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그래미 수상도 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단독 콘서트로 달랠 예정이다. 이들은 오는 8~9일, 15~1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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