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일감 몰아주기 단속…정부가 왜 간섭?
반기업 ‘공정위’ 위상 회복 위해 규제 완화 의지 보여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친기업’을 선언한 새 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5년 동안 갖가지 규제로 기업을 옥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제라도 철 지난 ‘반기업’ 기조를 버리고 규제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의지를 인수위원회에 전달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정위를 이끈 김상조 전 위원장과 조성욱 위원장은 대표적인 ‘반기업’ 인사로 꼽힌다. 

두 사람은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공정 경제를 표방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몰아주기 단속’에 대한 의지가 투철하다. 

때문에 조 위원장을 ‘김상조의 아바타’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실제로 조 위원장은 공정위원장 취임 이후 김 전 위원장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 /사진=미디어펜


지배구조 개선‧일감 몰아주기 단속…정부가 왜?

문제는 두 사람의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몰아주기 단속에 대한 굳은 신념이 기업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 별도의 규제를 두지 않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든, 순환출자 구조든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이지 정부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단속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기업 계열사 간 거래를 ‘일감 몰아주기’라는 자극적인 용어로 오도해 세상에 없는 범죄인 양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진단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에 재계에서는 두 사람이 공정위를 ‘기업의 발목을 잡는 방해꾼’으로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승승장구 했을지 몰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봤을 때 결코 바람직한 행보가 아니었다는 질타다.

‘위선’으로 막 내린 김상조…조성욱은?

문 대통령의 ‘반기업’ 기조에 힘입은 김상조 전 위원장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지난 1990년대부터 시민단체 ‘참여연대’에서 ‘기업 저격수’라 불리기도 한 그는 공정위원장이 된 뒤에도 ‘기업 저격수’처럼 행동했다.

그리고 그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기업의 순환출자 고리를 취임 1년 만에 85%나 해소시켰다. 기업의 자유에 맡겨야 하는 영역인 지배구조를 정부가 나서서 강제로 개선시킨 셈이다.

다만 그의 위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 위원장은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자신의 강남 아파트 전세값을 14% 넘게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선’, ‘내로남불’, ‘세입자 저격수’, ‘불공정위원장’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자리에서 경질됐다.

김 위원장의 뒤를 이은 조성욱 위원장 역시 기업 계열사 간 거래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가 삼성웰스토리에 계열사 급식 물량을 몰아주는 식으로 부당지원했다며 이들 기업에 총 2349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결국 삼성웰스토리와 삼성전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이어졌다.

반기업 선봉장 ‘공정위’…위상 회복하려면

재계에서는 지난 5년 동안 ‘반기업 선봉장’에 있었던 공정위의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기업을 규제 대상이 아닌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위한 동반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는 ‘민간주도 성장’을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 기조이기도 하다. 

그간 윤 당선인의 경제 정책 기조와 정 반대의 길을 걸었던 공정위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긴장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공정위는 인수위에 단 1명의 직원을 파견하는 굴욕을 겪었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기업집단국’이 인수위 회의에서 배제되며 공정위의 위상이 추락한 것 아니냐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위상 해복을 위해, 이제라도 인수위에 규제 완화에 대한 공정위의 의지를 어필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조성욱 위원장의 ‘반기업 이념’이 공정위의 미래를 가로막아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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