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일정 변경, 박 사장 추천 이전…주총일정 변경, 감사위원장 개인일정 탓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사회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산은은 "이사회 개최일을 변경한 시기는 2월 17일 경"이라고 해명했다. 박 사장이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경관위)에서 2월 24일 대표이사 후보자로 추천된 만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 산업은행 본점 사옥/사진=산업은행 제공


나아가 대우조선의 주주총회 일정이 하루 앞당겨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주총 필수 참석자인 대우조선 감사위원장의 부득이한 개인 일정 변경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5일 산은은 이 같은 내용의 해명자료를 내놨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 '대우조선 사장 대선 전날 선출...산은이 “이사회 앞당겨라” 요구했다' 제하의 단독기사에서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사회 일정을 당초 3월 14일에서 앞당겨 달라고 요청해 20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3월 8일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도 산은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절차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산은은 대우조선 이사회 일정과 후보자 추천 과정에 산은이 개입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오히려 대내외 불확실성 여파로 대우조선의 부실 우려가 고조돼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자 했다는 의견이다.

산은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이사회 개최일을 변경한 2월 중순 당시 대우조선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고조에 따른 제재 리스크 대두, 주요 원자재인 강재 가격의 고공행진 지속,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기업결합 무산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불확실성 악화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새로운 경영진 선임 및 교체 과정이 장기화되면 경영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해 올해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는 의견이다. 

경영진 공백의 장기화와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우조선 경관위가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후보를 추천한 후 이사회에서 최대한 빨리 경영진 후보를 확정지었다는 게 산은 측 주장이다.

또 산은은 대우조선 이사회 개최일이 3월 14일에서 8일로 변경된 것은 2월 17일이었다며, 대선일 전 개최 의혹을 부인했다. 박 사장은 같은 달 24일 경관위에서 대표이사 후보자로 추천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산은의 압박으로 대우조선 주총 일정이 당초 29일에서 하루 빠른 28일 개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우조선의 의견을 인용해 "주총 일정 변경 사유는 주총 필수 참석자인 대우조선 감사위원장의 부득이한 개인 일정 변경에 따른 조치"라고 전했다. 

산은 측은 "산은은 전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대우조선 경관위의 지원단으로서 수출입은행과 함께 경관위 운영을 실무적으로 보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경영진 추천은 경관위의 고유한 업무로서 관리위원들이 독립성, 객관성, 중립성, 공정성에 기하여 수행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산은-수은 지원단은 실무 지원 외 경영진 추천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산은에 따르면, 이번 대우조선 대표이사 후보자 선임은 경관위가 지원단에 외부 헤드헌팅사를 활용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수은 지원단이 경관위의 요청을 받들어 헤드헌팅사를 선정하고, 경관위 일정 조율, 헤드헌팅사 작성 보고서의 경관위 앞 전달 등의 지원업무를 수행했다는 설명이다. 

산은은 "경영진 후보자에 대한 산은의 별도 검토 의견 등을 경관위에 제시한 바 없고, 산은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경관위의 설립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산은은 대우조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종료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대 러시아 경제제재 등으로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은 증가하고 있다"며 "(대우조선이) 2021년도 대규모 적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현재 대우조선이 처한 경영환경은 대단히 엄혹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산은은 대우조선이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러 관계자들의 협조와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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