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감염병)에 대응해 백신 개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시장 후발주자인 점을 감안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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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제1 스포츠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 접종 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DB |
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에스티팜·GC녹십자를 주축으로 하는 K-mRNA 컨소시엄은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함에 따라 해당 변이까지 타깃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 중이다. 컨소시엄은 현재 두 변이에 대한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효능 평가와 비임상 독성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은 최근 에스티팜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바 있다. 해당 백신은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한미약품의 한미 바이오플랜트가 원료를 생산하면, 에스티팜이 mRNA를 합성·정제하고 원액을 생산해 GC녹십자가 백신 완제를 생산하는 구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상반기 중 코로나19 백신 'GBP510'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GBP510은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이며, B형간염 백신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됐다. 최근 질병관리청에서 임상 3상 시험 검체 분석을 완료했으며, 부스터샷 효과와 안정성 증명 작업도 한창이다. 한국 정부가 백신 1000만 회분을 선구매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략을 수정하기보다 기본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 상용화를 통해 플랫폼을 마련해두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포스트 코로나19나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코로나19 백신 시장의 후발주자인 점에 대해선 "아직 전 세계 인류 35%가 백신 1차 접종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며 "이러한 저개발 국가에 개발한 백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진은 변이를 거친 유럽형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국내 임상 1상 투여를 완료했으며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아울러 오미크론 전용 백신도 개발 중이다. 이 백신은 현재 동물 실험 단계에 있다.
아이진은 차별화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아이진에서 개발하는 백신은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모더나의 mRNA 백신과 달리 냉장 보관이 가능해 유통 편의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주사 부위에서 항체를 만드는 기전으로 심근염 부작용도 낮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시황을 감안해 백신 개발 사업을 철수한 기업도 있다.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N' 개발을 중단했다. 제넥신은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이 독감 인플루엔자와 같은 엔데믹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고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팬데믹이 마지막 감염병이 아니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따라서 추후 또 다른 감염병이 발생할 시를 대비해 자체 백신 개발 역량을 쌓고 보건 안보를 확립하는 데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의 자체 백신 개발·생산 역량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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