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KT, 유력 인수 후보 거론
인수 시 단숨에 업계 2위권으로 도약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카드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우리금융그룹과 KT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점유율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서울 광화문 롯데카드 본사 전경./사진=롯데카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분 59.83%를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5월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79.83%를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1조3811억원에 처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이때 롯데카드 지분 20%를 확보하고 롯데카드의 2대 주주가 됐다.

이에 현재 유력 인수 후보로 우리은행이 떠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2대 주주로 인수 여부 우선검토권을 받게 된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롯데카드와 합병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단숨에 업계 2위로 뛰어오른다.

여신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일시불+할부, 구매전용카드 제외)으로 신한카드(21.25%), 삼성카드(18.66%), KB국민카드(17.72%), 현대카드(16.58%)에 이어 업계 5위(9.39%)를 차지하고 있다.

BC카드의 모회사인 KT도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다. BC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수익다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BC카드는 수익의 80%가 결제망 제공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는 신용판매로 수익을 내지만 BC카드는 자체 결제망이 없는 은행계 카드사에 신용카드 발행 관리와 대금 결제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카드 등 기존 회원사들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추세다. 이에 BC카드는 결제망 수수료 수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발급카드 상품 확대 등 수익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했던 하나금융그룹 또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하나금융에서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중소형사인 하나카드도 단번에 업계 2~3위에 안착하게 된다.

인수전의 관건은 매각가에 달렸다. 시장에서는 롯데카드의 몸값이 2조~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각가 산정 기준이 되는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4384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매수자들과 MBK파트너스 간 이견차가 큰 데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황이 좋지 않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증권 부문이 없어 카드사보다는 증권사 인수가 더욱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하나금융의 경우 3년 전보다 1조원 이상 비싸진 롯데카드를 인수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카드업황이 좋지 않아 롯데카드의 인수전이 흥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인수 후보들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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