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수입 급감, 2020년부터 영업손실 기록 중
항공업황 부활 기대감…국제선 전면 재개 시 수요 폭발
티맵, ESG 경영 수준 제고·종합 모빌리티 기업 도약 예상
공항 부대 사업 영위 이브릿지, 관련 업태 강화 시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서울시내와 수도권 공항을 이어주던 운수 업체들이 속속 새 주인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차량 운행을 멈출 수 밖에 없어 적자 투성이였던 이들 회사를 인수한 배경을 항공업황 부활 기대감과 각 회사별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 공항버스 업체 4개사 37개 노선 중 3개사 31개 노선이 매각됐다. 이들을 인수한 건 티맵모빌리티와 마케팅 전문 기업 이브릿지다.

앞서 티맵모빌리티는 어펄마캐피탈·이스트브릿지 등으로부터 400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공항리무진㈜ 지분 100%를 650억원에, ㈜공항리무진은 6:4 인적 분할 방식으로 지분 60%를 1329억원에 품었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미래에셋운용과 플랫폼파트너스는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버스 주식회사로부터 800억원에 서울공항리무진의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5년이 지난 현재 티맵모빌리티로 주인이 바뀐 것이다. 절대 액수를 비교해도 미래에셋운용 측이 사들였던 때보다 150억원 낮게 거래됐는데, 그간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서울공항리무진의 기업 가치가 더욱 낮아진 셈이다. 

   
▲ 서울 시내와 인천·김포국제공항을 오가는 K-리무진 버스./사진=K-리무진 제공

이브릿지는 지난해 3월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와 대한항공 자회사 항공종합서비스로부터 칼 리무진을 96억원에 인수했다. 회사명도 K-리무진으로 변경했다.

이로써 전체 서울 시내와 인천국제공항·김포국제공항을 잇는 공항버스 업체 75%가 2개 회사 차지가 된 것이다. 노선은 회사별로 티맵모빌리티 26개, 이브릿지 5개를 보유하게 돼 전체 중 84%다.

한편 현재 공항버스 업체들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서울공항리무진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211억~31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항공업계 호황에 따라 연간 18억~9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4억7500만원에 그쳤다. 2020년에는 매출이 46억5200만원으로 주저앉았고, 영업손실은 90억9400만원에 달했다.

공항리무진 역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이 최소 568억원에서 최대 849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26억~14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20년에는 매출 133억5000만원, 영업손실 162억원, 2021년에는 13억3400만원, 82억3600만원으로 재무 상황이 적자로 돌아섰다.

   
▲ 텅 빈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카운터./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2019년부터 공항버스 회사들의 실적이 꾸준히 줄어든 것은 반일 불매 운동과 코로나19로 인한 항공편을 이용하는 여행객 수요 감소가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평년에는 흑자를 기록해왔던 만큼 국제선 전면 개방 시 공항버스도 코로나 시국 이전과 같이 운행을 정상화 해 다시금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항버스 승차에 따른 매출은 현금 확보로 이어지는 만큼 모회사의 유동성도 좋아지게 만든다. 그러나 티맵모빌리티와 이브릿지가 공항버스 업체들을 인수하는 이유는 기존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티맵모빌리티는 올해 하반기부터 탄소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한다. 급출발·급가속·급제동을 하지 않고 주행 거리를 단축한 운전자들에게 탄소를 감축한 만큼 마일리지를 환급해준다는 것이다. 이 마일리지는 EV 충전·대리·주차·킥보드·공항버스 등을 제공하는 티맵(TMAP)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연기관차인 현행 차량들을 2030년까지 전량 전기 버스로 교체해 ESG 경영 수준을 한 단계 제고할 수 있다.

미래 사업 과제로 티맵모빌리티는 통합 교통 서비스(MaaS)를 꼽은 바 있다. 티맵 앱에서 손쉽게 예약·취소가 가능한 '공항버스 좌석 예약 서비스'를 도입하고, 야간·새벽 시간대 여행객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자율 주행 기술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부터 서울시내 구석구석을 이어주는 공항버스는 상대적으로 긴 구간을 다닌다. 따라서 티맵모빌리티가 인수한 두 공항버스 운수사 350여대가 운행하는 서울시내 전역이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공항버스 회사에 투자함과 동시에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포섭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티맵모빌리티 측 전략이다.

이브릿지는 국내외에서 공항·호텔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다. 특히 국제공항 라운지·면세점·발렛 파킹·로밍·공항철도·항공권 및 패키지 할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K-리무진을 활용한 기존 업태 보강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