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순회 2일차 박 사저 방문, 먼저 화해 내민 尹…미안함·국민통합 의지
'10년 악연' 해소?…취임식에 초청해도 박 전 대통령이 수락할지 주목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구·경북 방문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순회 이틀차인 12일 오후 2시 대구 달성 사저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다.

윤석열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이 이날 회동을 통해 그간 있었던 감정을 털고 보수여권 전·현직 대통령으로 화합할지 주목된다.

과거 윤 당선인은 지난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면 충돌했고, 그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한직으로 물러났던 윤 당선인은 2016년 1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되며 박근혜 정부 수사에 매진했고, 이를 성과로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2년 뒤인 2019년 7월 검찰총장까지 올랐다.

   
▲ 사진 왼쪽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11일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오른쪽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 24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좌)인수위, (우)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수사를 강행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에 선 윤 당선인은 급기야 2020년 11월 24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 의해 검찰총장 직무가 정지되었고,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으로 일주일만인 12월 1일 직무에 복귀했다.

3개월 뒤인 2021년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윤 당선인은 이후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됐고, 집권여당 이재명 후보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지난 10년간 펼쳐진 윤 당선인의 삶을 돌아보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윤 당선인이 계속 지켜온 모습이 읽힌다.

다만 과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박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과 악연으로 얽힐 수밖에 없었다는 맹점도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악연에 가까웠던 두 사람 사이에 이날 어떠한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또다른 이목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이 참석할지 여부다.

오는 5월 10일로 예정된 취임식에 윤 당선인이 초청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수락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윤 당선인이 퇴원 축하난 전달 등 계속해서 박 전 대통령 예우에 각별히 신경써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측 분위기는 부정적이지 않다.

실제로 지난 대선 기간에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공직자로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정치적 정서적으로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만남에서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하고, 대외적으로는 극적인 화해의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 및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도 양측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선 대통령취임 준비위원장은 지난 11일 취임식 관련 브리핑에서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 회동 시 이뤄질 대화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바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주선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하면 국민통합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취지로 당선인이 정중히 요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