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개인 투자자 증가로 인한 수수료수익 급증으로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사상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의 단일 시스템을 다변화 하기 위한 대체거래소(ATS) 설립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거래소 시스템에 경쟁 체제가 도입될 경우 많은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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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가 무려 70년 가까이 지키고 있는 거래소 독점 구조가 다변화될 것인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무소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매출이 비약적으로 성장 중인 가운데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한국거래소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3493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9783억원 대비 약 38%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3064억원) 대비 91% 늘어난 5853억원으로 집계돼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것이다. 이는 최근 수년간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면서 이와 관련된 수수료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무려 70년 가까이 지키고 있는 거래소 독점 구조가 다변화될 것인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ATS는 정규 증권거래소의 주식매매 기능을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거래소를 지칭한다. 상장심사나 시장감시까지는 하지 않고 주식매매 체결만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금융선진국에는 50여 곳의 대체거래소가 만들어져 있다.
한국거래소는 1956년부터 무려 67년간 사실상의 독점 구조를 가지고 주식시장의 중개소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쟁 구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바, 금융감독원 역시 내달 무렵 ‘ATS 인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체거래소(ATS) 설립 움직임은 어느 정도 진척이 돼 있다. 함께 ATS 설립을 준비 중인 증권사들은 이르면 내달 중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마찬가지로 금감원 역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함께 ATS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이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조직한 ‘ATS설립위원회’는 당국의 가이드라인과 막판 조율을 거친 뒤 예비인가를 신청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 위원회는 지난 2019년 ‘대체거래소 설립’을 목표로 금융투자협회,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신한금융투자 등 7개 증권사가 힘을 합한 조직이다.
증권업계는 예비인가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실제 ATS는 내후년인 오는 2024년 상반기(1∼6월) 무렵 출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TS가 도입되면 경쟁 구도 구축에 따른 매매 수수료 인하, 야간까지 거래시간 확대, 거래속도 개선 등의 효과가 뒤따를 것”이라면서 “한국거래소 역시 과거와 달리 ATS 설립에 긍정적이어서 빠른 속도로 논의가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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