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K리그 4팀이 동반 출격해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권역 조별리그가 15일부터 시작돼 5월 1일까지 열린다. 올해 조별리그도 지난해처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아닌 중립지역에서 모여 진행된다.

K리그에서는 대구FC(F조), 전남 드래곤즈(G조), 전북 현대(H조), 울산 현대(I조)가 출전한다. 대구와 전남이 태국, 울산이 말레이시아, 전북은 베트남에서 각각 조별리그를 치른다.

K리그는 1967년 첫 대회부터 지난해까지 총 12차례 우승했다. AFC 가맹국 가운데 우승팀을 가장 많이 배출한 리그다. 2020년 울산 우승, 2021년 포항 준우승 등 K리그 팀들은 최근 2년 연속 ACL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도 있었다.

   
▲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사진=AFC 홈페이지


▲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 노리는 대구(F조)

대구는 이번 ACL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를 꺾고 2년 연속 본선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ACL 16강까지 진출했던 대구는 구단 역사상 3번째 ACL에 나서는 올해 그 이상의 성적을 노린다.

F조에 속한 대구는 산둥 타이샨(중국), 라이언시티(싱가포르), 우라와 레즈(일본)를 상대한다. 산둥 타이샨은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와 FA컵 더블을 달성한 강팀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주요 선수가 대거 이탈한 리저브 팀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따라서 K리그1 MVP 출신이자, 산둥 에이스로 활약 중인 손준호의 출전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라이언시티는 지난해 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ACL에 나선다. 라이언시티의 객관적인 전력은 강팀으로 보기 힘들지만, 사령탑 김도훈 감독이 2020년 울산에서 ACL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이 있어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또 라이언시티 최전방에는 국가대표 출신이자 K리그1 득점왕 출신 김신욱이 있어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한다.

라이언시티는 올해 개막 전 열린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김신욱의 멀티골에 힘입어 우승했으며, 현재 리그에서도 5승 1무 1패로 단독 1위를 달리며 순항 중이다.

우라와 레즈는 지난해 일왕배 우승팀 자격으로 ACL에 나서게 됐다. 우라와는 지난 2월 열린 슈퍼컵에서 강호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저력의 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 현재 J1리그에서는 2승 4무 4패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우라와 레즈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는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 윙어 모베리 칼슨이다. 모베리 칼슨은 시즌 초에는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최근 3경기에 나서 2골을 넣으며 득점력을 보여줬다.

▲ 'K리그2 최초' ACL에 도전하는 전남(G조)

전남은 지난해 K리그2(2부리그) 팀 최초로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2008년 이후 14년 만에 ACL 무대를 밟는다. K리그2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ACL에 진출했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구단 역사상 첫 16강 진출까지 노린다. 

G조에 속한 전남은 유나이티드시티(필리핀), BG빠툼유나이티드(태국), 멜버른시티(호주)를 조별리그에서 만난다.

유나이티드시티는 지난해 ACL에서 대구와 같은 조였는데, 당시 대구에게 0-7, 0-4로 참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필리핀 리그에서 강팀으로 불리며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지만, ACL에서는 다소 소극적인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었다.

BG빠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신들의 홈 경기장에서 조별리그를 치르는 이점을 갖고 있다. BG빠툼은 지난해 첫 ACL 출전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 홈에서 치러진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2년 연속 태국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ACL에 나서는 만큼 만만치 않은 상대다.

멜버른시티는 2019~2020시즌 처음으로 ACL 진출권을 따냈지만, 지난해에는 호주 A리그 소속 팀들이 ACL에 불참하며 출전이 불발됐다. 지난해 창단 최초 A리그 우승을 차지한 멜버른시티는 올해 드디어 ACL 첫 무대를 밟게 된다. 현재 A리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멜버른시티는 적극적인 공격 전개가 강점이다. 측면 공격수 베렝게르가 공격 핵심 자원으로 볼 연계, 공간 침투 능력이 수준급이다.

▲ 최근 리그 3연승 상승세, ACL에서도 이어가려는 전북(H조)

전북은 5년 연속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구단 역사상 15번째 ACL에 나선다. 전북은 2006년, 2016년에 이어 ACL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린다. 베트남으로 향한 전북은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 시드니FC(호주), 호앙아인 잘라이(베트남)와 H조에 속했다.

전북에 이번 조 편성 상대들과는 친숙한 만남이다. 2020년 조별리그에서도 전북은 요코하마와 시드니를 한 조에서 만났는데, 당시 시드니를 상대로 1승1무, 요코하마에게 2패를 당했다. 요코하마는 지난해 J1리그 준우승을 차지해 본선으로 직행했고, 올해도 현재 리그 2위(5승 3무 2패)에 올라있다. 요코하마의 강점은 매서운 공격력인데, 2018년 서울 소속으로 30경기 6골 4도움을 올렸던 안델손이 리그 10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다. 여기에 니시무라(4골), 나카가와(3골) 등도 좋은 골 감독을 보여주며 팀 득점 17골로 J1리그 18개팀 중 최다골을 넣고 있다.

시드니는 플레이오프에서 카야 일로일로(필리핀)를 5-0으로 꺾고 본선에 합류했다. 현재 시드니는 호주 A리그에서 8승 7무 8패로 4위다. 주요 선수로는 2015시즌부터 시드니에서 활약 중인 세르비아 A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닌코비치가 있다. 레딩, 볼턴 등에서 뛴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 르 폰드레가 올해 리그 18경기에서 6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르 폰드레는 카야 일로일로와의 플레이오프 5-0 승리 당시 2골을 넣었다.

호앙아인 잘라이는 2005년 이후 처음이자 구단 역사상 3번째로 ACL 무대를 밟게 됐다. 지난해 베트남 리그가 코로나19 여파로 완주하지 못했는데, 호앙아인 질라이는 중단 시점 리그 1위에 위치하며 ACL 진출권을 획득했다. 올 시즌에는 현재 3무 1패로 리그 9위로 처져 있다. 전북이 ACL에서 마지막으로 베트남 팀을 상대했던 것은 우승을 차지했던 2016년이었다. 당시 빈즈엉FC를 상대로 1승 1패를 기록했다.

▲ 올해 목표도 어김없이 우승, 울산(I조)

울산도 대구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조별리그에 안착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최기윤, 엄원상, 레오나르도가 연달아 득점하며 태국의 포트FC를 3-0으로 가볍게 따돌렸다. 2012년, 2020년 ACL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2년 만에 왕좌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울산은 I조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광저우(중국)를 만난다. 

가와사키는 지난해 J1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구단 통산 9번째 ACL 무대를 밟게 됐다. 현재 가와사키는 J1리그에서 1위(6승 2무 2패)를 달리고 있다. 울산 역시 K리그1 1위로 두 팀의 대결은 K리그와 J리그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이다. 대한민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팀인 만큼 ACL 무대에서도 자주 마주쳤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해 16강전에서였는데,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울산이 승리를 거뒀다. 양 팀은 2019년에도 ACL 조별리그에서 만나 울산이 1승 1무로 우세했다.

조호르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말레이시아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무엇보다도 조호르는 홈 경기장인 술탄 아브라힘 스타디움 등 조호르 일대에서 치러지는 I조 조별리그에서 홈 이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조호르의 주요 선수로는 지난 시즌 세리에A 우디네세에서 활약한 이탈리아 출신 공격수 포레스티에리가 있다. 포레스티에리는 현재 리그와 FA컵 등을 포함 6경기에서 7골 2도움으로 맹활약 중이다.

광저우 역시 산둥과 마찬가지로 리저브 팀 선수들로 전력을 꾸릴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리저브 팀으로 ACL에 참가한 광저우는 당시 6경기에서 1득점 17실점을 기록하며 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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