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진단키트 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앞두고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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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젠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사진=씨젠 제공 |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진단용 시약의 수요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등 체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총 188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증평에 신속 분자 진단기기 '스탠더드 M10' 카트리지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신규 투자 안건을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의결했다.
신규 증평공장은 약 3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국내 에스바이오센서 공장 중 최대 규모다. 회사는 이 곳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이 외에 C형간염, 결핵,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다양한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는 독일 체외진단기기 생산·도매업체 베스트바이온의 지분 100%를 1200만 유로(한화로 약 162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지분 취득은 다음달 말로 예정됐다. 현지 법인 설립 시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하며 효과적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베스트바이온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전역에 각종 면역진단, 미생물·감염병 분자진단 제품을 생산·유통하는 회사다. 베스트비온은 미래 성장 동력인 스탠더드 M10을 독일 전역에 설치한 뒤 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이를 통한 시너지도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권역의 유통망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씨젠도 최근 IT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며 분자진단 방식을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진단시약 개발 방식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바이오 전문가 누구나 씨젠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진단시약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는 시약 개발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시스템과 시약과 효소, 올리고 등 원재료를 포함한다.
씨젠은 이를 위해 대대적인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씨젠은 지난해 R&D 비용으로만 750억 원을 사용했다. 이는 2019년 98억 원보다 7.5배 늘어난 규모다. 연구개발 인력도 2019년 115명에서 2020년 25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자궁경부암(HPV), 성매개감염증(STI), 코로나 외 호흡기질환 등 진단 시약 및 장비 개발에도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미국 법인 의과학부문을 총괄할 바이오 임상 전문가에 글렌 핸슨 박사를 영입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특수를 누렸던 진단키트 업계가 엔데믹 대비를 위해 연구개발 및 생산설비 증설, 기술력 투자, 유통망 확대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발 빠르게 대응해야 현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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