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기은 계열사 곳곳 '공석'…"인선 작업도 멈춘 상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산업은행 계열사와 IBK기업은행 계열사 등을 포함해 금융공공기관들의 주요 보직이 공석인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인선 공백으로 인한 업무 차질이 우려되지만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새 정부가 출범하면 빈자리들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 산업은행 계열사와 IBK기업은행 계열사 등을 포함해 금융공공기관들의 주요 보직이 공석인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권 공공기관 곳곳에서 인사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산업은행의 경우 손교덕 사외이사가 지난달 29일 퇴임했지만 후임이 충원되지 않아 자리는 공석이다. 특별히 인선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에도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사외이사 인선 작업이 정지된 상태다.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의 임기가 지난달 만료된 이후 한 달이 지났음에도 후임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함께 임기가 끝난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더 일찍 임기가 만료된 김창호 IBK신용정보 대표 등의 후임도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아 전임자들이 계속 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양춘근 IBK연금보험 대표, 김주원 IBK시스템 대표 등은 이번 달에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지만 후임 인선 절차가 멈춘 상태라 앞선 사례들과 다르지 않은 전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상임이사,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감사를 비롯해 금융결제원, 한국성장금융, 보험연구원 등의 대표들 자리가 후임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의 경우 지난 6일 임기가 끝나 임시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금융공공기관 곳곳에서 주요 인선이 중단된 것은 정치적 상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당선은 됐으나 아직 취임은 하지 않은 새 대통령이 정식으로 자리에 올라야 그때부터 ‘자리 채우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많은 자리들이 낙하산으로 채워질 가능성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에서 금융공공기관에 임명된 친정부 출신의 임원·이사는 총 63명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 이전인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업무 연속성이나 전문성 측면에서 보면 이렇게 많은 자리들이 이렇게 오래 비워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면서 “큰 선거가 끝난 이후 관행처럼 따라붙는 ‘보은인사’는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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